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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어지게 낮잠 한번 자자꾸나

by 김태준 posted Aug 13,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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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아 엄마가 기운이 다 소진되었나보다.
슬슬 우울증세가 오는게 아무래도 아들을 품에 안아야 나을 병같구나...
어디쯤오고 있니?
네가 올날이 다가오니 보고싶은 마음이 더해진다.
네가 오면 또 열심히 싸워대겠지......그렇게 싸워대도 아들 있을때가 좋았나보다.....
니가 보름남짓 집을 비워도 이렇게 허전한데... 나중에 군대갈때쯤엔 어찌보낼까도 생각이 든다... 너무 먼 얘기 같지만...
어젠 달이 너무 밝더라... 우리아들 배태워 보내던날은 달도 안차고 멀리 있더니만, 아들이 오는 거리에 맞춰 큼지막한 달덩이 눈앞에 와 있더구나....
우리아들 얼굴도 달덩이 못지않게 둥굴고 귀여웠는데.....살이 많이 빠져서 입고 간 바지가 많이 헐렁해졌겠다....
너무 날씬해져서 엄마가 못알아보면 어떻하냐......
엄마도 네가 어떻게 변했을까 궁금하지만, 네가 아는 다른 사람들도 너의 변한모습을 무척이나 궁금해 한단다...
모두들 네가 국토순례갔다는 소식을 들을때면 너의 용기 있고 도전하는 정신에 모두들 칭찬을 아끼지 않는단다...
그럴때면 엄마도 어깨가 으쓱 해지지....인간성 좋은 아들을 둔 덕에...
아들아 여전히 잘하고 있는거지.... 엄마도 기운을 차려서 아들 오는 시간까지 잘 지내볼란다...
그리고 태리는 아무대나 동을 싸고 오줌을 눠서 몇번 혼이났다....너 없는 동안 화장실에 볼일을 보게 하려고 훈련중이거든... 근데 마루에 깔아논 대나무 자리에다 실례를 몇번 하는바람에 볼기 좀 두둘겨 줬다....원래 니가 해야 하는데...
집에 오면 태리 좀 책임줘 주라... 훈련도 시키고 야단도 쳐주고 사랑도 해주고..
태리 많이 보고 싶지? 태리도 네가 많이 보고 싶은 모양이더라...
엄마도 무지무지 니가 보고싶다..
아이구 몇일 안남았는데 이 시간이 더 힘들게 느껴지는구나...
어서와서 엄마품에 안겨 늘어지게 낮잠 한번 자자꾸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