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씩씩한 동생 기승아~!

by 정기승 posted Aug 13,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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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승아!
나 누구게? 큰 누나야.. 놀랬지?
몸 건강히 잘 있는거지? 며칠 전에 받은 엽서랑 게시판 글 보니깐 씩씩하게 잘 하고 있는 것 같더구나. 달동대.. ㅋㅋ 아, 누나 생일 축하해줘서 고맙구..

국토종단 떠난지 벌써 2주일 가까운 시간이 지났구나.
너 없는 동안 집에 식구가 없는 것처럼 왠지 허전한 느낌이야.
너 없어서 좋은 점도 있긴 한데, ^^ 왜 보고 싶은지..
진짜 울 동생 보고싶다. 아마 얼굴에서 이빨만 보이게 시커멓게 탔을지도 모르겠구..
집에 오면 누나가 오이맛사지 해줄께..

요 며칠동안 날씨가 굉장히 무덥던데, 힘든 건 아닌지 모르겠다.
누난 집에 가만히 앉아있어도 더운데, 넌 무거운 베낭메고 땡볕 속을 걸을걸 생각하면..
누나가 어제 우연히 티비에서 '박** 대학생 국토대장정'을 보여주는 걸 봤거든.
아는 사람은 없어도 화면 속의 대학생들처럼 내동생도 힘들게 걷고 있을 걸 생각하면서 봤는데, 괜히 찡하더라구.
힘들어도 얼마 안 남았으니까 꼭~!! 완주하길..

참, 법경이 누나는 어제 니가 집에 오는 꿈 꿨대.
근데, 니가 너무 과묵해져서 말을 잘 안하더라나.. ㅋㅋ
유경이 누나는 성당 친구들이랑 며칠 놀러갔다가 오늘 집에 온단다.

게시판에서 다른 얘들이 쓴 글 보니까 뭐 먹고 싶다는 글이 제일 많던데, 기승이는 뭐 먹고 싶어?
엄마랑 누나들이랑 너 집에 오면 뭐 해줄까 고민하고 있거든. 게시판에 글 올릴 때 그런것두 좀 쓰지 그랬어. 누나들이 고민 안하게..

날마다 게시판에 들러서 간간히 올라오는 사진보면서 열심히 널 찾긴 하는데, 워낙 사진도 작고 얘들이 많아서 널 찾은 적은 한번도 없었어.. 엄마는 돋보기 쓰시고 사진 많은 사람중 속에서 0.5cm도 안되는 어떤 애(?)를 가리키면서 기승이 같다고 하시는데.. ^^ 니 이마에다가 크게 이름표를 붙여서 보낼 걸 그랬다면서 누나가 농담하면서 엄마 놀리기도 하구..
암튼 이런 우릴 위해서 며칠 남진 않았지만, 혹시 사진 찍을 기회가 생기거든 피하지 말고 맨 앞에서 튀게 한번 찍어볼 생각없는지..

암튼..
기승아, 집에 오는 날까지 몸 건강하게 무사하기를 기도할께.
어떤 모습으로 변해있을지 기대하면서 이만 줄일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