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

아들에게-국토종단중 보내는 마지막 메시지

by 정상하 10대대 posted Aug 15, 2003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ESC닫기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어제, 오늘 서울의 하늘이 높게 느껴지는 구나.
아직까지 햇볕이 따갑기는 하지만
쪽빛 하늘에 간간이 떠있는 뭉게 구름과
선들선들 불어오는 바람이 곧 가을이 문턱에
오고 있음을 느끼게 한다.
오늘 밤 너희들은 아주 특별한 시간을 보내겠지.
내일이면 그렇게 보고싶고 그리워하던 가족들과의
만남에 설레이겠고. 또 어려운 일을 해 냈다는 기쁨에
가슴이 뿌듯할테고. 한편으로는 그동안 어려움을 함께
했던 사람들과의 헤어짐에 섭섭한 마음도 생기겠구나.

상하야!
너를 떠나보내놓고 엄마가 많은 생각들이 떠오르더구나.
아주 어렸을때의 상하의 귀여웠던 모습과 행동들이
떠올랐고, 또 상하가 아빠,엄마에게 주었던 기쁨들과
그리고 하마터면 소중한 아들 이제 잃을 수도 있다는
절망적인 순간까지 지나간 일들이 주마등처럼 스치고
지나갔단다. 이제 이렇게 건강하게 잘 자란 상하가 너무
고맙고 자랑스럽다.
상하가 특별하게 엄마에게 느끼는 사랑을 엄마는
아주 잘 알고 있단다.
엄마에게 실망스러운 모습 보이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좋은 모습만 보이고 싶은 네 마음 말하지 않아도
엄마는 알고 있지. 때때로 그게 네 마음처럼 잘 되지
않았을때 속상해하는 네 속마음까지도 느낄수 있었단다.
그러나 엄마를 실망시키지 않겠다는 생각이나 엄마에게
좋은 모습만을 보이려는 마음보다
자기자신에게 실망하지 않는 사람, 자신을 사랑하는 사람,
좀더 나은 네가 되기 위해 스스로 노력하는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구나.


모든 행위를 함에있어 그 행동이 너에게 어떤 영향을
줄것인지, 그러한 행동을 했을때 후회하지 않을 것인지
스스로 자신에게 묻고 행동하라는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의
말처럼 신중함을 갖추어라.
또한 자기 자신을 스스로 통제하는 법과 절제하는 법을
배우는 것도 중요하단다.
공부하는것 부터 시작해서 친구관계, 모든 생활들을
부모의 커리큐럼에 따라야 하는 요즈음의 세태를
엄마는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그것은 스스로 생각하는 힘을 막을 뿐만 아니라
판단력의 저하를 가져올 뿐이란다.
어떤 일이든지 누군가에 의해 강제로 하는 것보다
스스로 하는 것이 훨씬 더 효과적인 법이지.
그리고 네가 어떤 자리에 있든지 그 곳에서
최선을 다하는 사람이 되거라.

상하야!
엄마가 네 생각을 하다가 문득 초등학교3학년때
네 일기장에 써 놓았던 문구가 떠오르더구나.
기억하니?
'내 사전에 포기란 없다'
담임선생님이 네가 썼던 그 말에 밑줄을 그었던
생각도 나는 구나.
4년전에 스스로 했던 말에 책임을 다한 너를 칭찬한다.
그리고 이번 여름의 값진 경험을 잊지않고
오랫동안 기억하길 바란다.
이제 내일이면 건강한 모습으로 돌아올 아들을
생각하며 이제 글을 맺는다.
사랑한다! 상하야.
언제나 너를 사랑하는 엄마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