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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은 색깔이 있쥐

by 박마광 posted Jan 03, 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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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사랑하는 아들 마광이에게

드됴, 어제는 한라산을 등반했구나.

낙오자가 아무도 없었다니, 우리 광이도 1950m의 백록담 정상에 올랐겠쥐.

하얗게 눈덮인 한라산에 하얀 사슴이 물을 마신다는 신비의 전설이 있는 곳이란다.

한라산은 오르고 내리는 중에 한국에서는 다양한 식물을 볼수 있는 곳이란다.

얼마나 다양한고 허니, 200m이하에서는 동백, 유자, 치자, 귤과 같은 겨울에 잎이 푸른 나무가

자라는 난대림이란다. 700m까지는 원래 나무가 울창했는데 고려 때 몽고군이 다태워버리고

초지를 만들어 지금처럼 제주도의 소, 말의 방목장으로 바뀌었데,

1500m부터는 울창한 침엽수림이 나타나서 북부지방이나 개마고원 지역에 흔한 나무들을

마니마니 볼 수 있단다. 글구 백록담 주변은 나무가 자라기에는 넘 추워서 땅에 붙어서 자라는

풀 종류, 이끼류들이 자란단다.

아버지가 왜 이런 유식한 말을 하는고 하면, 한라산의 식물도 일사량과 기온, 강수량에 따라

다양성이 있듯이 사람도 기질과 자라온 환경에 따라 색깔이 다양하단다. 이것이 개성이라쥐

창주조는 한라산의 높낮이에 따라 다양한 색깔의 나무들이 자라도록 하셨다.

사랑하는 내 아들 마광이 너의 기질과 자라온 환경과 경험도 너무 다양하다고 생각한다.

청소년기는 자신의 색깔을 찾아가는 시기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이번 국토탐험을 통해서 다양한 세상, 다양한 친구들을 만나고 사귀며

결국의 너의 독톡한 색깔을 찾아가기를 아버지는 간절히 소망한다.

네 속에 숨어 있는 아름다운 색깔을 생각하면 너무 아름답다.

무지개의 오색찬란한 빛처럼,

너 자신을 잘 갈고 닦아서 마광이의 밝은 색깔이 드러나기를 바란다.

아마 오늘이 제주도 마지막 일정이라니, 제주도의 지역성을 잘 느끼고,

낼부터는 육지의 아름다운 색깔을 맛보기를 바란다.

오늘 저녁에는 기광이, 세미, 엄마가 집에 도착하겠구나.

집에는 아버지와 다윤, 할머니가 넘 조용히 지내고 있다.

건강하거라. 싸랑하는 내 아들 마광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