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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라도에서 민지가 보낸 엽서 한 장

by 김민지 posted Jan 06, 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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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가씨,안녕?
지금 이순간도 밀양 어디쯤을 열심히 걷고있겠구나.
다행하게도 날씨가 예년에 비해 포근하다고는 하는데 이제 윗지역으로 올라갈수록 점점 기온이 낮아져서 네가 탐험하는데 더 힘이들 것 같아 마음이 쓰인다.
아무리 겨울은 겨울답게 추워야 내년 농사가 잘 된다고 하지만 엄마 마음으로는 큰 눈이나 차가운 비 없이 지나갔으면 좋겠다.탐험 끝날 때까지만 이라도...

마라도에서 온 엽서에는 아직 기대에 부푼 힘이 넘치는 즐거운 마음이 가득 묻어나서 반갑고 고맙고 우리 딸이 그새 많이 의젓해진 것 같아 뿌듯하기도 하다.
마지막 날 까지 그 마음 변함없이 즐겁게 자알 보내기를 바래.

민지야,지금 너는 세상에서 제일 힘든 싸움을 하고 있단다.그건 바로 너, 자기자신과의 싸움이지.첫째는 힘이 있어야 하니까 밥 맛있게 잘 먹고 둘째는 아무리 힘든 순간이라도 시간처럼 강물처럼 흘러간다는 사실을 기억하고 어려운 순간들을 잘 참아내고 셋째는 항상 네곁에는 사랑과 관심으로 지켜보며 응원하는 든든한 영원한 민지의 응원부대- 엄마,아빠,현지,그리고 이모,이모부 또 네가 가장 존경하는 선생님들까지 - 가 있다는 사실에 감사하고 보답하는 길은 네가 잘 자라는 모습을 보여드리도록 노력하기.

제대로 씻지도 못하고 따뜻한 방에 푹 자지도 못하고 먼 길을 이 순간도 한 발 한 발 최선을 다해 걷고있을 우리 딸 민지야.잠들기 전에 두 발이라도 물휴지로 깨끗이 닦고 수고했다,고맙다 이러면서 잘 주물러주어라.

시작이 반인데 이제 또 절반이 다 되어간다.처음 시작할 때의 그마음 그대로 즐거운 마음으로 하루하루 새로운 탐험을 맞이하기를 바래.어쨌든 네 두 발로 네 스스로 해내야 하는 탐험이고 누구도 대신 살아줄 수 없고 어떤 일이 일어날 지 알수없는 네 인생이 네 앞에 펼쳐져 있음을 깨닫게 될거야. 너는 지금 이 순간 누구보다 네 인생을 최선을 다해 살아가고 있다는 사실 그것만으로도 너는 이미 충분히 작은 영웅이란다.
어때 이제 좀 힘이 나지?
그래, 우리 민지 다시 힘내자.아자아자아자!!!
김민지 화이팅!
사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