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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용아 잘지내지?

by 박지용(중) posted Jan 07, 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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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용아 집을 떠난지 벌써 5일째네? 그동안 건강하고 행사 프로그램 멋지게 잘 소화해 낼 것으로 아빠는 믿고 있다. 지난 토요일밤 서울역에서 너를 떠나보내면서 이 아빠의 마음도 참 아프고 안타까웠다. 그날 모인 학생들 중에 너랑 한 친구만 중학생티가 나는것 같았고 나머진 전부 초등학생 같았다고 서로 얘기했었잖아. 중학생 정도면 겨울방학은 그동안 배웠던 것 정리도 하고 또 다음 학기를 준비하는 소중한 시간이긴 하지. 그런데 지용이를 14일 동안이나 떠나보낸다고 생각하니 그런 측면에서 가슴이 아팠어. 하지만 너가 참으로 대견스럽게 느껴지기도 했어. 순례행사에 참가하는게 어떠냐고 물었을 때 별다른 말없이 담담하게 받아들이던 너의 모습이나 또 14일간 강행군을 하면서 수많은 어려움과 괴로움을 잘 헤쳐나갈 지용이를 생각하니 가슴이 더 뿌듯하기도 했다. 그래..다른 친구들은 중3을 대비하면서 열심히 공부하고 있을지 모르지만 지용이는 14일간의 값진 경험이 먼 인생의 장래로 볼 때 더 큰 소중한 자산이 될 수도 있을거야.

지용아.. 이미 2번째 국토순례니 행군도 그렇게 크게 힘들지 않을 것으로 생각된다. 하지만 게으름 피우지 말고 항상 최선을 다해 행동하고 또 주위 친구들이나 동생들한테 모범이 될 수 있도록 하렴. 음식, 잠자리는 집떠나면 불편하기 마련이야. 그런데 캠핑이나 단체숙소에서의 음식 잠자리 항상 입에 맞고 마음에 들기 쉽지 않지. 그러니 어떤 일이든 무엇이든 항상 긍정적으로 적극적이고 받아들이고 잘 적응해 나가도록 해보렴. 지난 국토순례보다 모든 상황이 어떤지 잘 모르겠지만 두번째니 모든 걸 잘해나가고 있을것으로 아빠는 믿는다.

지용아..집 수리 때문에 집에 인터넷도 안되고 해서 오늘에야 편지 보내게 되었는데 많이 궁금했지? ㅎㅎㅎ 아빠가 좀더 있다 편지할까 생각도 했어. 무소식이 희소식이라지만 엄마 아빠의 소식 연락 없는 가운데 지용이만 혼자 있다는 그런 느낌을 너도 한번 가질 필요가 있을것 같다고 생각했거든? 그래야 엄마 아빠의 소중함, 가족의 소중함, 자식으로서의 도리 등을 다시 한번 생각해 볼 수 있는 계기가 될거잖아.

지용아..아빠가 너를 보내면서 여러번 말했지? 이번 국토순례를, 행군을 하면서 인생이 무엇인지 더 간단하게는 5년 후의 내 모습이 어떻게 될 것인지를 생각해 보라고 했지? 그래 좀 생각했니? ㅎㅎㅎ 생각할 시간도 힘도 없었다고? 그래..아직도 10일간이나 남았으니 생각할 여유 많으니까 잠깐씩 만이라도 생각에 잠겨보는 시간을 갖도록 해보렴..그리하여 더욱 생숙된, 자랑스런 아들로 다시 만날 수 있길 기대할께..

그럼 앞으로 남은 기간 항상 건강하고 또 어떤 순간에서도 웃음을 잃지 않도록 하렴..

지용이를 너무나 사랑하는 아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