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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쁜 우리 딸 ,안녕?
좋은 아침 이다. 잘 잤니?
어제 일기예보보니까 오늘 아침엔 깜짝 추위가 있다는데 경북은 여기보다 더 추울텐데 옷 따뜻한 걸로 갈아입었으면 좋겠다. 사진속에 계속 같은 옷이네...

어젯밤에는 모처럼 책을 읽었다.
홀로 헤쳐가야하는 탐험 길위에 너를 보내고는 책이 잘 읽히지 않아 집안 이곳저곳 청소하고 정리 좀 하고 가구도 좀 옮겨보고 그렇게 몸으로 바쁜 시간 보내고 있었거든.

조정래선생님이 쓰신 "누구나 홀로 선 나무" 라는 책을 다시 폈는데 마침 역사란 무엇인가에 대해 쓴 부분이더구나. 감회가 새로웠다.왜냐하면 내가 역사에 대해 온 몸으로(?) 느꼈던 순간이 떠올랐기 때문이란다. 그때는 바로 네가 이 세상에 처음 태어나 "으앙" 하는 네 존재를 알리는 첫 신호탄같은 울음소리를 들으며 나도 모르는 사이에 가슴 가득 저릿하면서도 무언가 뭉클한 것이 가득 밀어오르는 느낌.그게 바로 역사에 대해 처음으로 나름대로 깨달은 순간이었다.조정래선생님은 역사가 모든 인간의 삶 그 자체라고 하신다.엄마는 그 때 역사란 앞 선 사람의 삶과 뒤에 오는 사람의 삶을 이어가는 총체적인 연결고리가 아닐까 생각이 들었거든.나에게서 그 순간 네게로 이어지는 삶 그게 바로 우리들의 역사 즉 개인사가 되는 것이고 그런 작은 역사가 강물이 큰 바다를 향해 서로 모여 흘러가듯 서로서로 얽히고 엮여가는 것이 역사가 아니겠니?
그리고 이번 탐험길에 네가 밟고가는 그 땅을 지키며 살아오는 사람들의 숨은 이야기들이 바로 너와 내가 살아가는 이땅의 역사라고 생각해.한발 한발 걸어가는 것도 지금은 힘들어서 어쩌면 축지법이라도 써서 경복궁까지 훌쩍 뛰어넘고싶을 때도 있을지 모르지만 가난하고 작은 이 땅을 목숨걸고 지켜온 선조들이 있었기에 지금의 우리가 또 이순간이 있다는 걸 생각하면 아마 좀 더 힘을 낼 수 있을거야. 네 한걸음 한걸음이 더 소중한 의미로 남겨질거야.

민아, 너는 탐험 길에서 엄마는 그런 너를 지켜보며 기다리며 이렇게 너는 좀 더 크고 나는 좀 더 깊어져서 다시 마주하자.이번 탐험이 너만 키우는 게 아니구나.엄마와 우리 가족들 각자에게 나름대로 많은 생각을 하게하니까.우리 모두에게 참 좋은 기회구나.이런 기회를 주신 민지의 담임선생님께도 감사, 탐험대장님들께도 감사드려야겠지.물론 곁에서 함께 응원해주시는 분들 모두에게도...

민지야,
전화사서함에 담긴 네 목소리가 아직 씩씩해서 기분좋다.
"엄마 목소리 듣고싶다"고 했지?
엄마도 정말 진짜 아주 무지무지 엄청 네 목소리 듣고싶다.이제 여덟밤 남았다.
경복궁에서 우리 만나자. 건강하고 씩씩한 모습으로 당당하게 걸어올 민지를 엄마는 언제나 기다리고 있단다. 이 대단한 도전을 성공한 너를 어떻게 축하해줄까 날마다 고민하며...

마음으로는 날마다 네 두발에 뽀뽀와 감사를 보내는데 물집은 안 잡혔는지 모르겠다.네 스스로를 아끼고 잘 보살피렴.석용이 약도 한번씩 챙겨주고 .아마 힘들때는 멀리 있는 엄마보다 옆에서 함께 힘든 석용이나 친구들이 더 큰 위로와 힘이 되어줄거야.먼저 손 내밀어주고 내미는 손 기꺼이 고맙게 받을 줄 아는 우리 딸이라고 믿어.

이야,근데 오늘은 정말 멋진 탐험이 기다리고 있다지?
땅을 벗어나 천사처럼 하늘을 날아본다지?뚱뚱한 천사들은 어쩌나...^^.우리 민지처럼 날씬한 천사야 아무 걱정없지만 .참 너 살 빠져서 오면 안 돼.우리가 지난 가을 어떻게 해서 찌운 살인데...약오르는 사람있을라 그만하자.ㅎㅎ.

오늘도 신나는 탐험이 열리길 그리고 네 작은 얼굴 가득 항상 웃음이 넘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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