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쇠고기미역국 한그릇속에도 민지가 있다l

by 김민지 posted Jan 09, 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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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큰 딸,잘 잤니?
어제도 야간 행군을 했다니 오늘 아침은 좀 여유가 있을려나?
어디 지친 몸 따뜻하게 편히 잘 쉬었는지 모르겠다.아이들은 자고나면 또 금방 풀린다고는 하지만 워낙에 연일 계속되는 행군인데다가 우리가 평소에 또 운동이라고는 잘 안하다보니 걱정이 되는구나.
어제는 서진이 두돌이었단다.
이모 가족은 못 오고 외삼촌,외숙모 모두 빨리 퇴근해서 축하해주었다.현지도 네가 없으니까 의젓하게 언니노릇 잘 해서 엄마는 기뻤단다.물론 생일축하노래가 끝나자마자 주인공보다 먼저 촛불을 불어버리긴 했지만...
생일상에 차려진 맛있는 쇠고기-물론 한우란다-미역국을 보는 순간 엄마는 또 목이 메이더구나.우리 민지가 젤로 좋아하는 국이어서 얼마나 맛있게 먹을까 싶어서...
오늘 너는 그렇게 쇠고기 미역국 한그릇 속에도 있다.
그만큼 보고싶은 내 딸 민지야,.
두번째 편지도 잘 보았다.글에서도 네가 얼마나 의젓해지고 마음이 얼마나 깊어졌는지 느껴져서 그 힘든 탐험길을 네 스스로 잘 다스리며 견녀온 결과라 여겨져 더 마음 뿌듯하고 네가 얼마나 자랑스러운지 모른다.
외숙모,외삼촌도 얼마나 놀라워하시고 대견해하시는지 모른다.네게 소식전하시겠다고해서 사이트 알려주고왔다.
요즘 엄마는 눈뜨자마자 컴퓨터부터 켜고 잠들기 전까지 무슨 새로운 글이 올라올까 인터넷에 접속하는 중독환자가 되어버릴만큼 하루종일 네 생각 하나로 산다.
제법 단단해진 네 다릿살이며 키가 자라느라 길어져서 더 마른 등줄기며 가기전에는 제법 살이 올랐던 볼이며 살내음들이 많이 그립다.
이제 꼬박 일주일 앞으로 우리 모녀 상봉의 날이 다가왔구나.
그날까지 한순간도 너를 잃지말고 끝까지 너 자신을 잘 보살피고 지키렴.
이 세상 그 무엇보다도 소중한 너란다.인생은 그 누구도 대신할 수 없다는 거 알지?
소중한 네 삶, 네 자신 무엇보다 소중히 여기고 아끼기를 ...
아빠도 지금부터가 더 많이 힘들거라고 걱정하시는구나.하지만 지금까지 잘 해온 만큼 앞으로도 잘 헤쳐나가리라 엄마,아빠는 믿는단다.
무엇보다 소중한 우리 큰 딸,오늘도 힘내자.
어제는 예정과 다른 일정이었더구나.많이 궁금했는데...
어제,오늘은 네 전화 목소리, 편지 연이어 받아서 기쁘다.며칠은 잘 버틸 수 있겠다,엄마도.
돌아오면 병기아저씨도 맛있는 거 사주신다는 메세지 아직 못 읽었지?
장한 딸 덕분에 엄마도 슬쩍 끼어서 ㅎㅎ.고맙다,내 딸.
멀리서 민지에게 힘찬 응원보내는 분들이 많아서 엄마는 너무 고맙고 든든한 만큼 네게도 큰 힘이 되리라 믿어.
오늘도,우리 딸 힘내.아자아자아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