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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걷고있는 아들에게

by 남경록 posted Jan 09, 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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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아 !
왜 이렇게 시간이 안 가는지 모르겠구나.
우리 아들이 무척 보고픈데….
'04. 1. 16일을 더욱 의미있는 하루로 만들려고 그러는지, 우리 경록이에게 신경못써준거 반성하라고 그러는지….
아들아 ! 어제는 밤 12시에 행군을 마쳤다고?
더군다나, 점심식사후 22km를 걸었다니. 참으로 힘든 하루였구나.
앞으로 지금보다도 더 힘든 행군들이 남아 있을텐데, 그렇게 힘들 때, 네가 가장 힘들때 아빠가 너에게 도움되는 말이라도 해 주고 싶은데 생각이 나질 않는구나.
석용이 형아 인터넷 편지 보니까 물집이 크게 잡힌 대원들이 있다던데 우리아들은 어떤지…
뒤에 우리 상봉하면 천천히 이야기 보따리를 풀어주어라.
아빠도 이 속타는 마음을 얘기해 줄께.
오늘은 상주로 가는 길에 할머니 집 앞을 지나갈 것 같은데 조금전에 할머니께 전화해 보니 아침부터 너를 보시려고 의자를 갔다놓고 계속 기다리고 있는 데 아직 지나가지 않았다 하시더라. 할머니와 큰아빠, 큰엄마 응원소리에 서울로 가는 발걸음이 조금이라도 가벼웠으면,
그런데 방금 큰아빠한테서 전화가 왔구나.
너를 보시려고 상주로 가는 곳을 돌아다니시고 있다고 하시는 구나.
상주로 가는 길이 3방향인데 가산에서 잠을 잤다하니 방향을 잡으신 것 같더라.
너를 찾으실지는 모르겠지만, 너를 본다해도 뚜렷이 해 줄 건 없겠지만 너무도 감사하단다.
둘째 큰아빠는 어제밤 구미에서 네가 하루밤 자는 숙소를 물어보시더구나. 맛있는 것을 가져가고 싶은신 것 같던데 다른 대원들에게 피해가 될 것 같아서 아빠가 알아보지 않았단다.

힘내라 ! 아들아, 이렇게 너를 지켜보고 계시는 모든 분들을 위해서라도 꿋꿋이 견디거라
- 세상에서 너를 가장 사랑하는 아빠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