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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땅을 돌아보고 있는 우리 딸에게

by 정귀련 posted Jan 09, 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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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사랑스런 귀한 연꽃에게
탐험대 소식을 읽노라니 어제는 힘든 가운데 더욱 힘들었겠더구나.
그 헌난한 팔조령을 1시간여 만에 넘어서 기특하다 했더니, 다음날은 대구-구미 구간에서는 54KM를 걸어서 숙소까지 거의 밤 12시가 되어 도착했다고?
우리딸을 비롯한 탐험대원들 모두 너무 너무 장하다.
야간이라 춥기도 하고 주변이 잘 보이지 않아 재미도 없었을 텐데.
온통 힘겨운 행군뿐이었을 텐데 그걸 이겨내고 목적지까지 도착했다는 건 정말 기특하고 장한 일이다.
귀련아, 1월 1일 날 광교산에서 엄마랑 얘기한 것 생각나니?
등산이 오르막과 내리막길이 있어서 매력이라고, 인생도 그와 닮았다 해서 사람들이 등산을 좋아 한다고 했던 얘기.
지금 네가 걷고 있는 영남땅 아니 우리나라 국토가 광교산의 연장이라고 보면 길을 따라 오르락 내리락 하다보면 어느새 경복궁이라는 정상에 닿게 될테고 그 뒤엔 편안한 집이 기다리고 있겠지?
판도라의 상자 속에 남아 있던 희망=경복궁=집 ,
어려움을 이겨낼 수 있는 충분한 에너지가 되겠지?
3대대 사진 속에서 환하게 웃고 있는 우리 딸(하지만 제일 작아서 마음 아프다. ), 영남대로 종주 탐사가 가져다 줄 수 있는 답이 아닐까 기대한다.

대원들과는 재미있니? 대구-구미 구간에서 날씨가 좋아 페러글라이딩하면 신나겠다 했는데 소식지를 보니 못한 것 같더라. 아쉬웠지? 태국에서 했던 패러새일링 생각나니? 바다위를 나는 기분 정말 멋졌잖아. 엄마는 우리 딸이 색다른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겠다고 아빠랑 얘기했는데....... 사실 넌 무서워하기도 했으니까 잘 된건지도 모르겠다.

귀련아, 다시 날씨가 추워지고 길이 험해질거야.
구미-상주 구간을 지날 대 혹시 큰이모네집 앞도 지나왔을지도 모르겠구나.
<해평>이라고 상주로 가는 국도가 이모네 집 바로 앞을 지나는 도로인데 말야.
내일은 지난 휴가때 들러봤던 문경새재를 답사하겠더라. 엄마 생각에 이번 탐사중 제일 힘든 코스가 아닐까 여겨진다.
끈기와 집념의 우리딸, 마음만 먹으면 뭐든지 잘 할 수 있는 우리 딸.
이번 영남대로 종주 탐사로 네 안에 있는 모든 에너지를 다 꺼내보렴.
나는 새들도 힘들어했다는 문경새재를 넘고 나면 그 어떤 어려움도 헤쳐나갈 것 같은 자신감이 생겨날거라고 엄마는 생각한다.
자랑스런 우리 딸, 귀련아.
엄마, 아빠, 유정이는 항상 네 마음 속에서 함께 한다는 걸 잊지마.
안녕. 오늘 밤도 잘 자렴.

세상에서 가장 예쁜 우리 딸을 사랑하는 엄마가 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