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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엽서를 받고

by 윤건 posted Jan 09, 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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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한아들 안녕?
엄마 퇴근했다 오면서 우편함을 보니 네가 마라도에서 쓴 엽서가 있더라.
반갑고 기특하고...단숨에 읽었다.
평상시에 글씨를 쓰기 싫어하던 네가 엽서에 깨알처럼 빼꼽이 너의 생각을 적었더라.
우리아들 많이 컸다는 생각이 들었다. 왜냐면 너도 기억나지? 태권도에서 효도캠프를 하면 부모님께 편지 쓰는 시간에 내용인즉 "아빠,엄마 과자 좀 많이 사 주세요"라고 아주 간단했던것 엄마는 편지 읽으면서 조금 기가 찼었다.
마라도에서 우리 아들이 알게 된 사실은 마라도에서 물이 아주 귀하더라. 집에서 물을 펑펑 썼던 점. 마라도에서 2003년 마지막을 보내게 해 주어서 감사하다는 점. 그리고 어제 인터넷에
써 놓은 글도 읽어 보았다. 얼마나 의젓하고 대견하던지 엄마 감동 먹었다.
발에 물집이 생겨 많이 아플테고 먹고 싶은 것도 많을테고 그 곳에 보낸 부모님 원망도 했을텐데도 잘 적응하고 있다니 ..장하다.
집에 오면 아들이 먹고 싶어하는 것, 읽고 싶은책들 다 사 주마.엄마가 인심 많이 많이 쓴다.
어제는 일정이 11시 40분에 끝나서 춥고 배 고프고 발과 다리도 무지 무지 아프고 많이 많이 히힘들었지? 그래도 네 자신이 자랑스럽고 대견하지 않니? 한번 자신에게 물어보렴.
그 일은 아무나 할 수가 없단다.
힘들지만 앞으로 조금만 참자.
건아 엄마는 이세상에서 건이를 제일로 사랑해.
건이 파이팅!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