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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남극점에 도달한 대원처럼..

by 남경록 posted Jan 13, 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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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경록아!!
점점 차가워지는 바람 덕(?)에 혹시 오늘도 일찍 마무리가 되었길 바래본다.
많이 힘들었지? 오늘 하루도 수고 많았구나..
양지바른 곳이야 고마운 햇살이 녹여주었을테지만 가는 곳곳 빙판길 어려움이 많았을 것 같다.
너를 먼 길 보내는 일이 처음인지라 뭐든 제대로 챙겨보내지도 못했는데..
편지속의 어떤 엄마는 영양제도 넣어보낸 모양이더라.
엄마가 하얀 알약보다 더 달콤한 꿀약(편지말야) 정성 실어 날릴게.
마지막 날까지 지치지말고 소중한 약속을 지키기 바래.
아들!!
오늘 뉴스를 보았더니 우리나라 박영식 탐험대원이 남극점에 도달했다는구나.
허영호 대원 이후 처음이라지.
그 대원은 인터뷰에서 `세상은 도전하고 노력하는 사람의 것이다. 1%의 가능성만 보여도 끝까지 희망을 버리지 말아야 한다` 고 말하더라구.
남극점에 도달한 박영식 대원보다도 더 장한 경록아!
세계 최연소로 마터호른을 오른 산악 소년 영식이를 기억하지?
이제는 마지막 용기와 끈기가 필요한 시간이다.
너를 만날 기대에 벌써부터 긴장이 풀리는지 하루종일 엄마 몸이 묵직하구나..
아무 것도 하기 싫고.. 쑤시고..(헉스) 혹시 너 보고 싶어 상사병??
내일 아침에는 더 춥다는데.. 챙겨간 털모자 귀까지 꾹꾹 눌러쓰고 스키장갑 속에 비닐장갑 다시끼어 단단히 무장하길 바란다.
바람이 차가워질수록 옆사람의 체온이 고맙듯이 이제 남은 시간들 너에게 체온을 보태주었던 동지들도 하나, 두울 돌아보면 좋겠다.
이제 자주 못 볼 석용이 형아, 그리고 1대대 대원들, 대장님들 마음속에 소중히 간직하거라.
지금은 네가 실감할 수 없지만 사람처럼 소중한 재산은 없단다.
사랑한다. 장한 아들!! 이제 이틀이다..

너를 그리며 엄마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