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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영웅 김민지로 거듭 나는 우리 딸,잘 자.

by 김민지 posted Jan 13, 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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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이 예쁜 아가씨,민지양,사랑하는 내 딸아,민지야...제발 대답 좀 해.
이젠 엄마 목소리 들릴 때도 되지 않았나.참 아니구나.저만큼 북쪽으로 또 올라갔지.
근데도 이젠 정말 목청껏 부르면 네가 한아름 두 팔 벌려 "엄마!"하고 엄마 품 속으로 뛰어들 것만 같으다.세 밤만 자고나면 드디어 경복궁에서 만날 날이라 그런가보다.
민지야,오늘은 어땠니?지금도 행군이 한창일 수도 있겠다.어제밤에는 반가운(?) 눈때문에 야간행군 못한 것 벌충할려면 말이다.
엄마는 오늘 오랜만에 김남희샘이랑 만나서 영화도 보고 수다(?)도 실컷 떨려고 했는데 그만 며칠 밤 잠을 못잤더니 오늘 너무 늦게 일어나는 바람에 영화는 못보고 밀린 얘기만 즐겁게 나누다 이제 막 들어와서 씻고 네게 보고하는 중이다.네가 빨리 조금만 더 커서 엄마랑 영화도 같이 보러가면 좋을텐데 12세의 벽은 넘었고 15세에서 걸린다.그지?우리 민지는 생각이 깊어 내용면으로는 15세도 다 이해하는데...ㅎㅎ
오늘 많이 춥지?모처럼 겨울날씨답구나.자연의 순리대로 겨울은 춥고 여름은 더워야하는데 자식을 길위로 보낸 에미 심정으로는 그저 끝나는 날까지 조금이라도 덜 힘들게 날씨라도 좋았으면 하는 바램이었는데 하느님도 더는 안되겠던 모양이시다.이만큼이라도 정말 고마운 일이다.
엄마가 넣어준 따뜻한 내의와 바지,그리고 보라빛 폴라티로 갈아입으면 훨 나을텐데...
마지막까지 네 마음 잘 보살펴서 약해지려는 마음이 있거들랑 잘 다독거려서 잘 다스리거라.이제 정말 다 왔다.엄마 마음은 벌써 경복궁에 너보다 한 발 먼저 가 있다.장한 내 딸,어서 오너라 두 팔 활짝 벌리고서.
민지야,좀 전에 외숙모가 올려주신 글도 보았다.엄마가 마악 힘이 나는 걸 보니 우리 민지도 틀림없이 큰 힘을 얻고 민지를 믿고 기다리는 우리 모두의 바램대로 당당하게 돌아오리라 굳게 믿어.민지 돌아오면 다들 맛있는 거 많이 사 주신다니 원래대로 다시 살도 올라 더 이뻐질테고 몸도 마음도 더 큰 진짜 작은 영웅 김민지가 되겠구나.
빰-빰-바 빰-빰-바 빰-빰-빰-빰-바
작은 영웅 김민지로 거듭 태어날 우리 딸 몸 건강히 밤 길 조심하고 오늘 하루도 고생 많았다.비록 낯선 곳에서 보내는 추운 겨울 밤이지만 따뜻한 하룻밤을 마련해주시는 모든 분께 감사하는 맘 잊지말고 편한 잠 감사히 달게 자고 남은 길 힘차게 가가.잘자.엄마도 오늘은 좀 빨리 쉬어야겠다.컨디션 회복해서 16일 새벽길을 달려 경복궁에 우리 딸 만나러 가야지.잘 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