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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딸에게

by 전가을 posted Jul 24, 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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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의 분신 가을아
어제 배낭을 메고 인천연안부두 여객터미널의 개찰구를 빠져나가면서 아빠에게 손을 흔들며 웃던 네 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하구나.
아빠는 그순간 네가 얼마나 믿음직 스러웠든지....
무사히 국토순례를 마치고 가슴가득 좋은 추억과 많은 느낌을 안고 돌아올 너를 생각하니 아빠의 가슴은 한없이 고동치는 구나.

가을아
배에서의 첫밤은 어땠는지 모르겠구나.
혹시 멀미는 하지 않았는지, 춥지는 않았는지...
엄마도, 동생도 걱정 많이 하고 있단다.
아빠는 네가 뜨거운 가슴으로, 고동치는 가슴으로 첫밤을 보냈으리라 생각한다.
앞으로 국토순례 동안 네 앞에 닥쳐올 즐거움과 어려움, 기쁨과 슬픔, 행복과 고난을 슬기롭게 이겨내야 한다는 각오와 자신감으로 충만한 첫밤을 보냈으리라 믿으며, 앞으로도 내내 그러한 마음가짐으로 끝까지 잘해내길 바라겠다.

가을아.
새로운 친구들, 언니 오빠들, 동생들과 조 편성을 했겠구나.
새로운 친구들과 가깝게 지내고 너와 맘이 맞지 않은 사람일지라도 네가 먼저 친해지기 위해 부드럽고 친절하게 대하거라.
그리고 너 자신보다도 너의 조, 너의 팀, 같은 조원과 팀원, 그리고 순례단 전체를 먼저 생각하고, 어려운 일이 있으면 네가 솔선수범하거라.
대장님이나 상급자의 말에 순응하며, 어렵고 짜증나는 일이 있을지라도 잘 참아내길 아빠는 바라겠다.
너 자신보다도 남을 먼저 배려하고 생각하길 바란다.

가을아
지금쯤은 마라도 답사를 하고 있겠구나.
비록 더운 날씨이지만 너의 도전정신과 자신감 앞에서는 아무리 무더운 날씨라도 너를 비켜 갈것이라고 생각한다.
마라도는 우리나라의 제일 남쪽이고, 우리가 살고 있는 곳과 지형이나 풍습이 많이 다르므로 여러가지를 배우고 체험해서 너의 것으로 만들기를 바란다.

오늘도 보람찬 하루 보내길 바라며 이만 줄이고 내일 또 쓰겠다.
안녕

사랑하는 아빠 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