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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꼭 닮은 한호야...

by 한동한호 posted Jul 30, 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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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를 꼬옥 닮아서 기분 좋은 큰아들 한호야!
오늘로서 이제 기나긴 여정의 절반은 넘은 셈이다. 어제는 열기구 타고 래프팅하고비교적 손쉬운 하루였을 것이란 생각이 든다. 며칠전 '수달'의 생태를 보도하는 TV프로에서 경호강을 알았는데 공교롭게도 래프팅은 경호강에서 했다며?
혹시 귀여운 수달 녀석들은 못 보았니?
우리는 어제 선산 외할머니집에 왔단다. 할머니, 할아버지, 멋쟁이 삼촌 모두 잘 계신단다. 네 엄마는 너희들 국수, 라면 먹었다는 소식에, 발에 물집 잡혔다는 소식에 그저 눈시울을 적셨다만 아빠가 어깨 두드려 드렸다. 걱정하지 말라고...
우리 큰 아들이 어떤 녀석인데 요깟 어려움을 겪어내지 못할소냐고 말이다.
귀염둥이 한동이는 컴퓨터도 없고 놀 친구도 없고 해서 특유의 요가를 하면서 뒹굴뒹굴한단다. 오늘은 아빠하고 삼촌하고 같이 선산읍내에 나와서 PC방에 있단다. 우리 큰 아들도 PC방 같이 왔으면 무척 좋았을텐데... ^-^
한호야 !
오늘은 경상남도에서 전라북도로 자리를 옮기겠구나. 영호남의 경계를 훌훌 털면서 말이다. 어제 까지 화랑이 숨쉬던 신라의 땅에서 지냈다면 오늘 부터는 기개가 넘치는 백제의 땅에서 지내겠구나. 너무 힘이 들어서 이런 저런 생각하기가 쉽지는 않겠지만 한 번쯤 옛 조상들이 밟았을 땅에 대해서도 생각해보았으면 좋겠다. 물론 장래 변호사가 되어 있을 너의 모습도 그려보면서 말이다.
작은 아빠하고 범교 이모도 너한테 글을 쓰셨던데 잘 도착할런지 모르겠다.
아마도 내일 쯤은 아빠, 엄마, 동생, 작은아빠, 이모의 글을 모두 읽을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
지금 시간이 오전 10시 46분. 어제 못지 않게 더운 날씨다. 걸어야 할 거리도 제법 되는 것 같고. 아빠는 기껏해야 21Km 하프마라톤 밖에는 뛰어보지 못했는데 우리 아들은 하루에도 무려 35Km를 걷는다니 정말 대단하단 생각이 든단다.
이참에 아빠도 풀코스 마라톤 (42.195Km) 도전 한 번 해볼까나? ^-^
첫날 1대대에서 이한호가 글 쓴 것이 우리 아들이지? 아니면 2학년 형아 한호인가? 그 형아 꼭 좀 만나서 인사해라. 아빠가 심사숙고해서 지은 우리 아들 이름인데 요런 인연이 어디 또 있겠니?
의리의 싸나이 한호야 ! 우리 아들은 물론 제 몸 간수 잘 하면서 지낼 것이라 믿고 있지만 혹시 주변에 힘들어하는 친구가 있으면, 학교에서 아픈 친구들 가방 들어주던 너의 정의감을 살려서 좀 도와주기도 하고 그래라 알았지 ? 너무 무리한 주문인가 ? ㅎㅎㅎ
이번 대장정에서 많은 것을 배우고 깨닫겠지만 특히 세상 모든 일에는 반드시 굴곡이란 것이 있어서 힘든 일 다음에는 기쁘고 쉬운 일, 쉬운 일 다음에는 힘든 일이 생기게 마련이란다. 이제 오늘과 내일 보다 힘든 날 들을 보내고 나면 네가 그리던 가족과 시원한 수박, 편안한 휴식, 컴게임 등을 만날 수 있을테니 조금만 더 힘을 내거라. 엄마가 너 오면 삼계탕 해주신다고 하더라...
믿음직한 우리 아들 팟팅!!!!! 요즘은 아자 ! 아자 ! 하던가 ?
꼬랑댕이 : 엄마가 이 말 꼭 전해달라더라. 아들 무쟈게 사랑하고 보고 싶다고...
한동이 보다 한호를 더 사랑한다고. (쉿 !한동이 한테는 비밀이다.)
한동이 녀석 지금 아빠 옆에서 열심히 게임하고 있는데, 삼촌 한테
이러더라. 삼촌 ! GO 할까?
2004. 7. 30. 아들을 사랑하는 아빠가 선산에서 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