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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얼굴

by 이경목 posted Aug 02, 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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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박 3일간의 친척모임을 마치고 오자마자 아버지께서 컴퓨터에 앉으시더니 3연대 사진이 올라와 있다고 기뻐하셨다.
표현하시기를 60년대의 어린이 모습을 다시 보는듯, 전쟁 중인 어느 지역 어린이 모습이 떠오른다고 하신다.
동생이 보기에는 탄 감자 같다고!
엄마가 보니 여윈 모습이지만 눈빛이 더 빛나는 매력적인 모습이다. 대견하구나.
친척 모임전까지 3연대 사진이 없어서 궁금했었는데...

엄마는 연수가 시작되었단다.
그 동안 집에 있을 때는 몰랐는데 오후 1시부터 30분 동안 모자도 없이 걸을 일이 있었는데 네 생각이 더 났다.
그 마음이 아버지도 같으셨는지 네가 더위 먹었을 것 같다고 걱정하시면서 17일이 올 여름은 유난히 길다고 말씀하셨단다.
11일동안 참고 또 참으며 새 날을 꿈꾸었듯이 앞으로의 6일은 다시 계획을 세우기에 충분한 시간이구나. 시간은 사용하는 사람에 따라서 경계가 없는 무한구역이지.
내 삶의 자양분이 된 고향에서 묵고 있으니 네게는 생각이 깊어지는 밤이기도 하겠구나. 우리의 사랑을 네게로 ...

내리 누나를 제외하고는 모두 모였단다.
지리산은 녹음으로 뒤덮여 그늘을 넓게 만들어주고 계곡(뱀사골,칠선)은 차가워서 발을 담그지 못하겠더구나.
너희 탐험대원들이 그곳에 갔었다면 더 이상의 행군을 포기했을 거야.
물,편안함,반가움에 쉬고 안주해버렸을테니까!
집에 돌아와서 친척모임에 관한 궁금한 이야기는 나누자꾸나.

이 교정 때문에 먹기가 불편하지?
발의 상태는 어떤지?
어떻게 해줄 수 있는 것도 아닌데 내일은 3연대가 다시 편지를 쓰는 날이라서 물어본다.
이번에 네가 다녀오면 우리 가족은 더위에 잘 견디는 방법을 완전히 정복하겠지?

부를 수 있고 그리워하는 네가 있어서 우리는 참으로 감사하구나.
담대함을 엄마는 기도하고 있지.
사랑한다.
편안하게 자고 내일도 새로움으로 가득하길...
엄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