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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리쬐는 태양땜에 야간행군이 오히려 힘이 덜 들었지?
근데 혹 걷다가 졸리진 않았니?
엄마도 그렇고 너도 그렇고 둘 다 저녁에 일찍 자버릇을 했쟎아, 그지?^^
밤에 길 따라 걷다보면,
이 맘 때쯤 들리는 풀벌레 소리,이름 모를 새소리,
풀이며 조그만 것들이 밤바람에 사각이는 소리들이
낮보단 더 가까이, 더 뚜렷이 들렸을 것 같아.
엄마는 이런 생각을 해 봤어.
밤에 걷노라면 웬지 밤속에 녹아드는 것 같은 느낌이 들지 않을 까고.
그만큼 주변은 고요하고
내딛는 한발자국은 대기와 땅속으로 젖어드는 거라고....

오늘은 논산등지를 가겠구나.
지난 번 아빠랑 엄마랑 같이 갔던 관촉사도 갈 거고.
얼마 전 갔던 데를 걸어서 또 한 번 가 보면 느낌이 더 새로울 것 같은데?!
왕궁사 절터를 간 것도 기억나지?
그 때 절 터 가는 길 양옆에 분홍색 꽃이 흐드러지게 핀 나무들을 본 기억이 나니?
나무껍질이 없이 꼭 벌거벗은 양 매끈했었지?
그 나무 이름 기억나니?
.
.
.
.
.
그래, 백일홍이었어.

엄마 병원 뜰에도 백일홍이 한 그루 있더구나.
자연은 내가 관심을 가지고 지켜 보지 않으면 거기 있는 걸 잘 몰라.
엄마가 백일홍을 알고 보기 전엔
병원뜰의 나무는 그저 흔한 나무중의 한 나무였을 뿐이지.

엄마는,
이 번 여행길에서 네가 나무며, 풀이며, 곤충이나 동물들을 좀 더 관심있게 보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해.
그저 스쳐가는 한 배경의 하나라면 , 자연속에 있어 보는 것이 재미가 없지 않겠니?

올라온 사진들을 보니 빨래들도 해서 널어 놓았던데.
인제 집에 오면 욱이가 엄마를 도와줄 수 있겠구나. 흐뭇~~~ ^^*

오늘도 씩씩하게 즐겁게 하루를 잘 보내.
사랑해, 욱아. 쪼오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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