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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아들아...

by 황동욱 <20대대&gt posted Aug 04, 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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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들 동욱이 오늘은 얼마나 덥고 힘들었니 ?
땀이 많이 나고 목이 많이 말라 힘들었지 ?
이제 배낭은 많이 가벼워졌어 ?
이제는 처음처럼 그렇게 힘겹지는 않지 ?
이제 아들이 그 먼 길을 이제 사분의 삼이나 걸었구나.
오늘도 수고 많았다. 아들아.

동욱를 생각할 때
처음 하는 고생이 너무 커서 동욱이가 힘들어 하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
콧등이 찡해지기도 하지만 우리 아들이 씩씩한 사나이 답게
잘 이겨내고 있는 것을 생각하면 가슴이 뿌듯해진단다.
장한 아들아 고맙다.

동욱아 오늘은 무슨 생각을 하며 하루를 걸었니.
아직은 생각이 잘 미치지 못할지도 모르지만
우리 아들이 힘겹게 하는 이번의 긴 행진이
앞으로 삶을 살아가는데 큰 도움과 힘이 될 것이야.
동욱이도 여러 가지 생각을 하며 하는 행진이 되기를 바래.

일정대로라면 어제 전주에서 왕궁리까지의 길에는 동욱이가 기대하던
항공스포츠 교실이 열려 패러글라이딩을 하기로 한 날인데
지상훈련은 받아보았어 ?
흥미가 간다면 네가 조금 더 큰 후에 패러글라이딩 교관을 하던
아빠 친구에게 이야기해서 제대로 배울 수 있게 해줄 테니
기대하도록 해라 동욱아.
지리 탐구는 어떤 것을 하였는지 궁금하구나.
지난번 여행 때 엄마 아빠와 함께 갔던 왕궁리 5층 석탑과 미륵사지를
돌아보았어 ?
오늘은 관촉사에 가서 은진미륵불을 보았지 ?
동욱이가 힘들게 걸어서 다시 가본 곳들에서
무엇을 느끼고 생각하였는지도 궁금하네.
돌아와서 이야기 해주기를 바란다.

내일은 우리 땅을 동욱이 발로 걸어 논산에서 공주로 이동하겠구나.
한 걸음 한 걸음이 동욱이에게는 힘들지라도 그 길을 걸을 때
네가 땀 흘리며 걸은 길이니 만큼 우리나라와 우리 국민을
우리 가족처럼 더욱 사랑하는 마음을 키워갈 수 있기를 바란다.
지금도 행진을 하다가 농촌의 어르신들을 뵐 때마다
"안녕하세요. 고맙습니다."라 인사 잘하고 있지 ?

사랑하는 아들아 보고싶다.
엄마와 아빠는 몸과 마음이 부쩍 커져서 의젓해져 돌아올 동욱이가
무엇을 먹고 싶어할까 ? 무엇을 하고 싶어할까 ?
어떻게 하면 동욱이가 좋아할까 ? 라는 생각을 하며
기다리고 있단다.
동욱아 지금 네가 가장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생각해 봐라.
그리 크지 않은 아주 작은 것이지 ?
평소에 소중하지 않던 아주 작은 것이 지금 너에게 아주 크게
중요한 것이라는 것을 느끼기도 할 것이다.
이 행진을 계기로 세상의 모든 것을 소중하게 여기고
모든 일에 신중히 임하게 되기를 바란다.

동욱아.
사랑하는 아들아.
많이 보고싶다.

오늘 밤 편히 쉬고
내일 또 가쁜한 몸과 마음으로 일어나 즐거운 하루를 보내거라.
몸도 마음도 건강한 모습으로 경복궁에서 만나기로 약속하자.

서울에서
아빠가
<아홉째 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