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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 잘 잤니? 편지 잘 받았다.

by 박해원 posted Aug 05, 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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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아들아!
어제 드디어 기다리고 또 기다리던 아들의 편지 받았다.
아빠와 지원이 엄마 서로 먼저 읽겠다고 싸우다가 결국은 지원이가 큰 소리로 읽는 것으로 타협을 보았는데, 깨알같이 빽빽하게 쓴 글을 보며 우리 아들이 들려줄 이야기가 참 많았나보다( 많은 것을 느끼고 경험했구나) 생각도 되고 아뭏튼 읽어도 읽어도 질리지않고 ...마치 우리 아들 보는 것 같다.

아들아! 샌들 잃어버린 것 걱정말렴. 누군가 주워서 버리지않고 잘 신어 주길... 그래서 신발로 태어난 사명을 다 완수 해주길 기도하자구나. 단지 아빠와 엄마는 샌들이 없어서 불편했을 아들이 안스러울 뿐이다.

어제는 비가 참 많이 왔지?
걷는데는 불편하기도 했겠지만 한편으로는 시원하기도하고 노란 우의 어깨에 메고만 다녔으면 섭섭했을 뻔 했는데 좋았겠네. 또 무지개도 보고..(엄마는 못 봤지만)

해원아! 엄마가 수학여행 갈때 해원이가 엄마 손에 살며시 쥐어주었던 편지 생각나니?
엄마! 그 편지 읽고 우리아들이 얼나 대견하고 고마웠다고.(지금도 보관 중...
엄마! 침도 맞고 하셔서 좀 힘드시겠지만 그리고 형들이 많아서 피곤도하시겠지만 즐거운 날이니 왠만한 사소한 일들은 즐겁게 넘기시고 몸 편히 만나요.)
해원이도 예정대로 되지않는 일들이 있어도... 많이 힘들고, 혹시 짜증이 나는 일이 있더라도.... 어쩔 수 없는 일이라면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즐겁게 넘기렴.
학고 싶었던 일 다 하고 보고 싶은 것 다보면... 다음에 재미가 없지?
아쉬움이 있어야 앞으로 살아갈 날이 더 기대도 되고 열심히 살게도 되고 그런거야.

미래의 고고학자 우리 아들 해원아!
진정한 고고학자는 역사적 지식을 많이 아는 것보다도 더 중요한 것이 사람과의 관계이고(사람을 사랑하는 것.....), 내가 태어나고 자란 이 땅을 사랑하는 거란다.
몇 일 남지 않았지만 형, 누나, 동생 많이 사귀고, 한 걸음 한 걸음 발걸음 옮기면서 온 몸으로 네 조국울 느껴보렴.
이번 국토 종단이 해원이에게 사람과 이 땅을 사랑하는 그런 기회가 도길 바라며....
참! 해원이 먹고 싶은 거 엄마가 많이 많이 사주고 만들어 줄테니 힘 내렴.
마지막까지 씩씩하고 당당하게! 화이팅!
참! 지원이가 편지에 자기 이야기 않썼다고 잠시 삐졌었는데...(지원이 버젼- 씨 나는 용돈 아껴서 오빠 팥빙수 사주려고 했는데...... 안 사줄꺼야.....(5분뒤) 그래도 팥빙수는 사줘야지.)
지원이 만났을 때 심통 부려도 이해해주렴. 오빠가 보고 싶었는데 섭섭해서 그러는거니까......
다시 화이팅! 해원이를 사랑하는 엄마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