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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에 엄청난 굉음에 깜짝 놀라 잠을 깼단다.
거짓말 조금 보태면, 아파트 무너지는 줄 알았어.
천둥소리를 오늘 아침처럼 가깝게 들어 본 적이, 전에는 없었단다.
(벼락이 치는 장소가 여기서 얼마나 떨어졌나 계산하는 방법 기억하지?
전에 엄마가 가르쳐 줬쟎아. ^^*)
한참을 마른 번개와 마른 천둥소리(즉, 비는 안 오면서,)만 들리더니,
한참 후 '쏴아악' 쏟아지는 장대같은 비.
문득 욱이가 있는 데도 이렇게 비가 갑자기 많이 오고
천둥이 치나 걱정이 되지 뭐야.
급히 홈페이지에 접속해 보니,
비를 좀 맞은 것 같긴 한데 별 일은 없는 것 같아 안심했어.

가만히 보면 너는 의젓하고 꿋꿋하게 잘 견디는데
엄마가 겁장인 것 같지?
조금 더 더워도 걱정, 비가 온다고 해도 걱정, ....ㅡㅡ::

아침에 출근 하자 마자 편지를 쓸려고 했는데,
벼락 때문인지 병원 인터넷이 접속이 안 되다가 좀전에 겨우 복구가 됐단다.
인터넷 연결이 되는 걸 알자 마자 욱이한테 편지하는 거야. ^^

인제 종단도 막바지구나.
가장 험난한 길은 이제 다 지나고,
조금은 덜 힘들어진 이를테면, 내리막길로 접어들었 겠구나.
지금까지 힘들었던 만큼 이제부턴 조금 덜 힘들다 느낄 수도 있겠고.
며칠만 있으면 엄마, 아빠를 만난다는 생각으로 덜 힘들 수도 있겠고.

엄마는 이런거 저런거 보단
널 볼 날이 가까와 온 게 너무 좋아.
얼마나 씩씩하고 의젓해질 건지
생각만 해도 즐겁구나.

오늘은 비가 온 후인지
대기가 좀 눅눅하긴 해도 기온은 좀 내려간 듯 해.

마지막 며칠 계속 화이팅 하거라.
사랑해, 아들.
쪼오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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