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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정을 달리는 우리아들아

by 조수호 posted Aug 15, 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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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8월 15일, 광복절이구나.
국경일 태극기 달기는 언제나 아들 몫이었는데 아들이 먼 길 떠나고 없으니 태극기 조차 못달았네. 우리집엔 아들 없으면 안되는게 한 두가지가 아니지.

재홍이와 함께 1대대에 소속되었고, 중국의 야시장에서 손짓 발짓해 가며 닭꼬지 사 먹고, 야간열차에서 중국사람들에게 자리 뺏겨서 자리찾느라 실랑이 벌였던 이야기며 소식 듣기만 하여도 가슴 설레고 재미있더라.
천안문에서 찍은 사진이랑 시안에서 찍은 사진 올라왔는데 제일 먼저 씩씩한 우리 아들의 모습이 먼저 눈에 띄는건 엄마 아빠의 눈에 콩깍지가 낀 탓일까?
건강하고 밝은 네 모습 사진에서 찾아보고는 일단 안도했고 감사하는 마음이 와락 들더라.
대원들이랑, 대장님 말씀 잘 따르며 크고 넓은 가슴을 배우고 오렴.
내가 사는 세상과 또 다른 모습의 세상을 보면서 앞으로 네가 살아야 할 세상을 어렴풋이 그려 보렴.

사실 인천항에서 널 떠나 보내면서도 엄마 아빠는 큰 걱정은 안했다.
작년 초등학생 때도 호주에서 씩씩하게 6개월 공부하고 돌아 온 든든한 우리 아들을 믿기 때문이었을까.
언제나 넉넉한 여유, 떠나기 전 밤마다 5Km걸으며 다졌던 체력, 영어 언어소통 능력 등. 나는 우리 아들이 자랑스럽다.

황하강은 책에서 읽었던 것처럼 정말 길고 깊은 강 이었니?
만리장성은 정말 달에서도 보일만큼 엄청나게 길었는지?
자금성은 우리나라의 경복궁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어마어마 했었니?
그 거대한 나라 중국을 보면서 우리나라와 중국의 역사를 연결시켜보기도 하고, 현재 우리나라의 발전에 감사하는 마음이 들든지 엄마는 우리 아들이 보고 느낀것들을 소중하게 다시 듣고 싶다.

아직 일정이 많이 남았구나.
네가 집생각이 나는 것 보다 더 많이 엄마 아빠는 아들 생각으로 네 얘기를 하곤한다. 서울에서 누나들도 네 걱정을 하며 전화가 와서 우리 아들 걱정말고 늬들이나 잘해 라고 톡 쏘아 주었는데 글쎄 온 식구가 모두 수호 네 생각이네.

건강한 사람이 게으른 것은 죄악이라고 하던가.
함께하는 사람들에게 양보하고 먼저 행동하는 아들이 되어 주렴.
이렇게 넓은 세상에서 네가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가를 느끼고 오렴.

엄마는 다시 소식 보내기는 어려울것 같다.
모레 출국해서는 네 오는 하루 전날 도착할 거니까 네 소식도 인터넷으로나마 못 볼것 같아서 그게 좀 아쉽구나.
돌아오는 날 우리는 다시 소중한 가족으로 다시 만나자.

건강한 우리 아들 조수호
아자, 아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