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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15일,
인터넷에서 대장님이 보내주신 소식들만 읽고도 하도 반가워서
얼른 네게 소식 보내었는데,
보내고 나서 보니 늬들이 보낸 편지들도 있더구나.

야간열차에서 잠자며 이동하고
입에 맞지 않는 음식들. (수호 너 입이 좀 까다롭잖냐)
무거운 베낭.
낯선 곳, 낯선 사람들과의 만남에서 오는 긴장감으로 얼마나 피곤했을까.

그 곳에서 기차를 기다리며 보내온 네 소식 읽고는 가슴이 짜안하더라.
네 엄마, 막내 아들한테 약한것 뭐 좀 있잖냐.
누나 둘이서 삐쭉거리는거.
사실은 누나 둘이도 엄마 못잖게 하나 밖에 없는 동생 귀해하면서
괜히 엄마가 아들 좀 신경쓰면 삐죽거리지.

대원들이랑 많이 친해졌니?
그 먼 곳에서 유일한 동지들끼리 아주 잘 지내라.
누구하고든 마음 열고 잘 친하는 우리 아들을 믿는다만.

오늘 탐험 7일째, 중반에 접어들었구나,
타클라마칸 사막 행군을 시작했니?
엄마는 사실 천안문이나 만리장성 그런것보단
사막을 행군하고, 황하강을 양가죽 뗏목으로 탐험하는
그런 경험들을 더 하고 싶더라.
왜 우리가족 몇해전에 동강 래프팅의 즐거움 같은
그런 체험 중심의 여행이 훨씬 보람 있잖니.

주말마다 산행하고
들꽃찾아 다니는게 즐거움인 네 엄마는
내가 좀만 젊었더라면 학교 선생 때려치우고
탐험대장 같은일 직업으로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더라.
힘들긴 하지만 세상을 내 발로 밟으면서 느끼는 벅찬 쾌감이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에너지거등.
대장님께 한번 여쭤 봐라.
우리 엄마가 산에 좀 미쳐 있는데 탐험연맹에 대장은 좀 그렇고 대장 밑에서 부대장 쯤 일할 수 있냐고.
하하하
심한 농담이었고 그렇게 세상을 달리는 사람들이 부러운건 사실이다.

내일 17일 엄마도 중국가잖냐.
같은 중국땅에서도 코스가 다르니 만날길은 없지만
아들과 같은 하늘 아래 있다는 걸 생각하면 감회가 새롭지.
여행 준비하느라 성지 엄마랑 또 마트에 가서 이것 저것 먹을거랑,
네 메일 보고 물이 정말 귀한가보다 싶어 생수도 준비하고,
집에 둘 반찬거리랑 사면서
내년 여름 방학 때는 지리산 종주해 보자고 엄마들은 합의 봤는데 늬들 생각은 어떻노?
우리는 생각만으로도 벌써 즐거워져 오는데.
후후... 성지 짜는 소리 예까지 들린다.
거기서는 암말도 하지 말거라.
한국 안 들어 올라고 할라.
그리고 원진이 엄마 말씀이
원진이가 성지한테 메일 보낸다고 해서 우리 아들 한테도 안보내면 알지? 하고 반 협박(?)해서 네 한테도 원진이가 메일 보냈제?
야, 요새 세상 엄마 노릇하기가 얼마나 어려운지 아냐?
우리 아들 여자 친구 편지 받게 할라고 반 협박까지 하면서 쓰도록 만들어야 하지, 다음 겨울 방학때는 함께 국토 종단 보내자 의논 해야하지......

자고로 남자가 출세하려면 여자와 아이들이 따라야 하느니라. ^^^
원진이 한테 꼭 답장 메일 보내줘서 엄마의 수고를 보답하거라.

베란다엔 풍란이 하얀 낚시바늘 같은 모양으로
하나가 지면 또 따른 하나가 피어나고,
항아리 연못에선 연보라 부레옥잠이 아침에 피었다가 저녁이면 시들곤 한다.
계절도 여름에서 한풀 기세가 꺾기곤
아침 저녁 제법 산들 바람이 분다.
네 방에선 주인을 기다리며 키타가 외로워 보이고
엄마조차 없는 우리집에선 아빠가 좀 외로울것 같다.
언제나 가족에게 퍼 주기만 좋아하는 네 아빠 덕분에 엄마는 별 걱정없이 여행을 떠나도 될것 같다.

네가 돌아오는 인천 연안 부두엔 누나가 나가서 환영하고,
재홍이랑 같이서울 역에서 KTX 태워 보내기로 해 놓았다.

남은 일정 피곤하고 지치더라도
더 열심히 보고 더 많이 느껴 오도록 하렴.
내일 밤은 같은 중국하늘 아래 있어서 더 아들 생각이 많이 나겠구나.

아들을 생각하며 엄마가 8월 16일에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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