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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군 이틀째구나

by 권순원 posted Jan 08,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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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도 군대에 있을때 100km 행군을 겨울마다 했었다.
그건 잠도 안자고 4일 동안 배낭을 짊어지고 걷는거였는데 밤이 되면 졸다가
논에 떨어진 적도 많았고 잠을 못자는 고통과 발에 생기는 물집때문에 오는
통증때문에 너무나 힘들었지만 완주를 했을때 그 느낌이란 뭐라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뿌듯함이 있었다.
또 마라톤을 뛸때도 처음엔 경치도 다 보이고 이사람 저사람 뛰는 모습도 감상
하며 뛰는데 20km 넘어가면 아무것도 보이질 않고 30km 넘어가면 서 있는
자체가 힘들어서 포기할 까 하는 생각을 수백번도 더 하다가 걷다가 뛰다가를
몇번 반복하다 보면 나도 모르게 힘이 생기고 골인지점에 들어서면 마치 이
세상을 내가 다 가진것 같은 느낌이 들곤 했다.
순원이는 많이 걸어보질 않아서 어제 걸은 거리만도 상당히 멀어서 힘이 많이
들거라고 생각은 하지만...
완주 했을때는 그 힘들었던 것이 다 보람으로 남으니까 열심히 힘내서 걸으렴.
그리고 순원이는 역사를 좋아하니까 행군하면서 들리는 우리 조상들의 생활터전과 유적들이 가슴에 많이 와 닿을거라 생각해...
힘들면 멀리 산을 한번 바라보고 친구들과 이런저런 얘기도 하면서 힘을 보충하렴.
매일 행군 소식은 음성사서함을 통해 듣도 있단다.
순원아..많이 보고싶다..그리고 사랑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