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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정 6

by 양하운 posted Jan 08,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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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우리 딸 하운이에게!!!

오늘 하루 일정이 어떠했냐?

오늘 걸은 거리가 아마 지금까지의 네 인생에서 가장 오래 걸은 거리가 되었겠구나.

왜 사람들은 오늘날 처럼 교통이 발달한 편리한 시대에 가장 원시적인 이동수단인 <도보> 여행을 하거나 국토종단을 할까?

엄마랑 비슷하게 생긴 <바람의 딸> 한비야 아줌마 말처럼, 그것은 정직하고 성실하고 우리 땅을 사랑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기 때문이란다.

앞으로 네가 걸어야 할 인생의 길은 오늘의 길보다 더 험하고 어렵고 더 고통스럽고 복잡하게 될 것이다.

시방 걸음은 바로 훗날의 어려움을 이겨내는 바탕이 된다고 생각하거라.

옛 속담에 <젊어서 고생은 사서도 한다>는 것은 바로 그런 경우를 두고 하는 말이다.

네 오빠를 보거라.

국토종단, 두만강 백두산 탐사, 유럽 배낭 여행 등을 통해서 한층 성숙하고, 크고 작은 어려움도 제 또래 중에서는 제법 척척 극복해나가고, 네가 보는 다른 오빠 친구들과는 달리 의젓하지 않더냐?

<아직>과 <벌써>의 차이는 하늘 땅 만큼이다.

앞의 <아직>이 부정적이고 소극적이고 퇴영적이고 패배주의적 관점이라면, 뒤의 <벌써>는 적극적이고 진취적이며 미래지향적인 생각의 발로이다.

야, <벌써> 국토종단 6일째가 지나고 있네?!라고 생각해야 한다는 말이지.

오늘의 모든 일정이 끝나고 잠자리 들기 전에, 발바닥과 다리 마사지 충분히 하고, 맨소래담 듬뿍 발라주고 잠들거라.

그러면 내일 걷기가 한결 수월하지 않을까?

대견하고 자랑스럽고 의젓한 모습의 한라산 등정 사진을 바탕화면으로 바꾸어 놓았다.

우리 하운이가 선명하게 슈펫츠 찬 모습으로 앉아 찍은 사진 말이다.

언제 어디서나 자랑찬 엄마 아빠의 딸이며, 오빠의 소중한 동생이라는 사실을 잊지 말고, 종단 성공을 오늘도 멀리서나마 기원한다.

사랑하는 우리 딸을 생각하면서 엄마 아빠로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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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신> 몽이는 오늘도 네게로 달려간다. 클립아트의 상아지를 몽이로 생각하거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