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

오! 나의 소중한 딸 나연이에게

by 강나연 posted Jan 11, 2005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ESC닫기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엄마딸 강나연!!
잘 잤니? (지금 아침이거든)
어제 언니와 같이 우리 나연이가 꿈에 나타나줘서 너무 반갑고 고마웠단다.
대대별 사진을 보니, 우리 나연이가 무척 힘들고 지쳐보여서,
얼마나 가슴이 아프던지 자꾸 눈물이 나오는 구나.
우리 나연이 얼마나 힘들까?
날씨도 이렇게 추운데, 발목은 괜찮은지, 밥은 잘 먹고 있는지,
우리 나연이!!
이쯤 이겨낼 수 있으리라 생각하며, 안타까운 마음을 추스려 본단다.
우리 귀엽고 사랑스런 나연아,
너무 힘들어서 엄마 원망은 하지 않았니?
다른 아이들의 편지들을 읽어보니, 부모님을 원망하고, 너무 힘들어서 도망가볼까 하는 아이도 있는것 같던데, 우리 나연이도 '그러면 어쩌지?' 하는 생각이 드는구나.
아니겠지?
힘들고 어려워도 우리 나연이는 해 낼 수 있지?
엄마는 믿는다. 우리 나연이를!!
오늘 아침에 대장님의 현장 소식을 보니,
우리 나연이가 속한 1연대가 3등을 해서 쵸코파이 먹었다는 소식이 있더구나.
우리 나연이 행군 잘 하나봐.
힘든가운데에서도 대장님들의 아이디어가 좋은걸?!!
그 쵸코파이 하나로 힘을 내게 만드는 것을 보면 말이야.
그 흔한 쵸코파이가 그렇게 꿀맛일 수 가 없었겠는걸? 그치?
드디어 대구광역시에 입성했다는 소식을 접했단다.
한발 한발 서울에 가까워 지고 있다고 생각하니, 엄마도 더욱 조바심이 나는구나. 언제 우리 나연이를 꼭 안아보나 하고 말이야.
시간이 빨리 빨리 가서 우리 나연이를 가슴에 꼬옥 안아보고 싶다.
사랑하는 나연아,
지금의 시간들이 꼭 소중하고 귀한 시간들로 기억되어지길 바란다.
앞으로 살아가면서 어렵고 힘든일이 있을때마다 오늘의 이 힘든시간들을 견디어낸 네 자신이 자랑스러울거야. 그럼으로 해서 무슨일이든 더욱 자신감이 생길테고 말이야. 이렇게 힘든일도 해냈는데, 두려울게 무어냐고 아마 용기백배해서 무슨일이든지 잘 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나의 소중한 딸 나연!!
사랑해. 사랑해. 사랑해.
보고싶구나. 너무너무
경복궁에서 우리 나연이를 가슴에 꼬옥 안아볼 수 있는 그날을 기다리며
엄마가 나연아 정말 너무너무 사랑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