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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1.13 11:32

만족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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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새벽에 소리없이 일어나 짐꾸려 떠나던 딸.
공항에서 즐거운 표정으로 떠났다는 아빠말에 감사했다. 처음 경험하는 외국여행이 너의 설레임처럼 만족스러웠으면 좋겠다. 매일 매일 계모같은 엄마의 구박속에서도 밝고 건강하게 커가는 네가 고맙고 대견하다. 언젠가 엄마가 얘기했지? 큰아이는 아들이든 딸이든 경험이 없는 엄마 아빠의 시행착오라고. 최적의 이상향을 꿈꾸는 엄마 아빠꿈의 대상이라고. 그래서는 안된다고 이론으로 배워 알지만 얼굴을 마주보며 한 공간에서 살기 시작하면 이론을 거의 잊고 살게되는데서 너와 마찰이 생긴다는 사실을 엄마는 알고 있다. 말하자면 너는 아무 문제없이 정상이고 너를 바라보는 엄마 시선이 촛점을 못맞추고 있다는 말이다. 이제 엄마를 벗어나 넓은 세상구경에 나섰다 수빈아. 마음껏 즐기고 느끼고 생각하고 오너라. 먹는것 조심해서 탈나지 않게 하고 문제가 생기거든 말로 분명하게 표현할 줄 알아야 한다. 다음주(17일)에 금당으로 들어갈거다. 혹 전화하게 되면 주말엔 전주로하고 평일엔 금당으로 하거라. 건강하고 예쁜 모습으로 돌아오너라. 그리고 너와 같이 움직이는 사람들과도 많은 대화를 나눴으면 좋겠다. 수줍더라도 한 번 해봐라 얼마나 좋은 기회냐. 다른사람에 대한 배려도 잊지말고. 긴장을 풀려고 일부러 의식하며 컨디션 조절하면 화장실에 자주가는 불편이 약간 줄어들건데... 크게 숨을 들이킨다음 입다물고 코로 천천히 숨을 내쉬는 걸 다섯번 내지 열번 반복하면서 네 마음속에 주문을 걸어보아라. " 난 할 수있다. 이건 별 것도 아니다"라고. 시형이 선서하듯 너한테도 미리 연습시켜 보냈어야 하는데 엄마가 또 실수한 한건가 싶다. 아직 다크지 않은 딸을 엄만 또 다컸다고 생각한 실수. 잘 지내다 건강한 모습으로 만나자.
2005. 1. 13 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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