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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일 남았다.

by 서원진 posted Jan 16,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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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진이 보렴.

이제 거의 다 되어간다.
3일만 걸으면 서울에 도착하겠구나.
고생 많았다.

엄마는 이번 국토종단으로 원진이가 지난 번 갔을 때와 다른 무엇을 느꼈는지?
어떤 다른 생각과 경험을 하게 되었는지 궁금하구나.
하지만 분명 더 많이 성숙되고, 더 나은 사람이 되어 올거라 기대해 본다.

엄마는 원진이 이번 국토종단 기념으로 원진이 방 침대카바랑 이불을 싹 새로 사 놓았단다.
무사히 종단하고 집에 돌아오면 푹신한 새이불, 새베게, 새 침대카바가 너를 기다리고 있을거야.
힘들어도 조금만 더 참고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 하렴.

원진이 오기 전에 엄마가 쿠기 반죽도 많이 해서 냉장고에 잔뜩 넣어 놓을께.
와서 실컷 구워 먹도록 하고,
또 먹고 싶은 것 많이 해 줄테니 뭐 먹고 싶은 지 생각해 두렴.(초콜렛 재료도 7봉지나 사두었다.)

그리고 돌아오면 이제 공부 좀 열심히 해서 엄마가 너한테 화 좀 안 내게 해 주라.
물론 공부가 인생의 전부는 아니지만 학교에 다닐 때는 열심히 공부를 해야 나중에 자신이 원하는 삶을 살 수 있단다.
니가 의사가 되던, 간호사가 된던, 간호보조원이 되던 엄마에게는 귀중한 딸이지만 엄마는 니가 원하는 인생의 설계대로 니가 살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에 너에게 공부하라, 공부하라 하는 거란다.
우리 국토를 자기 발로 걸어서 두 번이나 종단한 사람이 앞으로 뭐든지 마음 먹은대로 할 수 있다고 엄마는 생각한다.
국토 종단이란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므로.......

돌아와서 예전과 달라진 모습을 보여 줄거라 믿으며 이만 편지를 줄이마.
남은 날도 최선을 다하렴.
안녕!

1월 16일 엄마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