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하운아!
여기 시골에서 서울가려고 아침 8시에 출발했다.
혹시 고속도로가 막히지나 않을지, 그리고 서울 시내 교통이 혼잡하지나 않을지, 그리고 마음이 바뻐서 일찍 서둘러서 출발했다.
경복궁에 도착한 것이 10시 반.
차에서 잠 좀 보충하고, 칭칭거리는 몽이 잠깐 바람도 쐬고, 그럭저럭 시간을 보내고 약속된 12시 30분.
너희들을 마중나오신 여러 가족들, 피켓, 현수막, 꽃다발....
저 길건너에서 풍물을 앞세우고 오는 대원들을 보고 다들 마음이 달떠서 보고싶은 내 아들딸들의 얼굴을 찾느라 잠시 흥분이 휩쓸고 지났다.
까맣게 그을리신 여러 대장님들과 너희들.
모두 다 대견하고 장하고 훌륭하다는 말뿐 다른 무슨 말이 나오랴.
이제 대장정의 마무리를 잘해야 할 시점이다.
이번 국토종단이 앞으로 네 삶에서 아주 중요한 이른바 <코페르니쿠스적 전회>가 되기를 바란다.
<모터싸이클 다이어리>의 체 게바라가 젊은 날 라틴 아메리카를 여행하면서 그랬잖느냐?
<여행은 발이 걷는 것이 아니라. 마음이 걷는 것이다.>라고...
집에가서 소중한 얘기들 많이 나누자꾸나.
어쨌든 애썼다.
그리고 여러 대원들도 다 훌륭했고. 특히나 대장님들께도 앞으로 서로 연락하고 조언도 받고 소중한 인간관계가 되기를 바란다.
장정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