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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아침에 해원이 생각하다 문득 외할머니가 생각났어.
언젠가 해원이에게 이야기 했었던거 같은데...
엄마가 대학 다닐때였는데 할머니가 동네 아주머니들과 함께 남의 집 밭을 매주러 가시게 되었어.
가난한 형편에 막내딸 학비 대주시려고...
그런데 갑자기 한 아주머니가 사정이 생겨서 못가시게 된거야.
그래서 엄마가 대신 가겠다고 따라나섰지.
밭주인 아주머니가 엄마를 보더니 고개를 갸우뚱하시며 몯 미더운 표정을 지으시는 거야.(얼굴은 하얗지, 손을 보니 전혀 일을 한해 본 고운(?) 손이지)
한 여름 되약볕에서 종종걸음으로 하루종일 콩 밭을 매는데 장난이 아니더라구.그런데 일이 끝난 후 주인아줌마가 웃으시며 그러드라. 보기하고 다르다고.
나중에 들은 이야기인데 할머니가 외숙모에게 그러셨대.
이제야 마음이 놓인다고. 우리 막내 참고 끝까지 밭 매는 것 보니 어떤 일을 하든 잘 살아갈 것 같다고.....
그 말 듣고 엄마는 마음이 참 아팠어. 할머니게 너무너무 죄송했고.

해원아! 엄마는 작년에 해원이가 씩씩하게 혼자서(그것도 아무도 아는 사람도 없는데) 선뜻 종단에 나서던 모습, 종단 마치고 해단식 하던날 경복궁에서 눈물 보이지 않으려고 입술 꾹 다물고 손 흔들던 모습.... 지금도 생각하면 가슴이 벅차.그리고 올해 또 힘들어서 못간단 할만도한데 횡단에 조금도 주저함 없이 아주 여유로운 표정으로 씩씩하게 임하는 모습을보며 예전에 할머니가 느끼셨던 그런 느낌을 갖게되고(우리 아들 앞으로 어떤 어려움이 닥쳐도 씩씩하게 잘 헤쳐나가리라는) 또한 같은 엄마로서 할머니를 더 이해하게된다.

참! 어제는 울릉도 바닷가에서 신나고 즐겁게 놀았더구나.
얼마나 재미있었을까? 우리 아들 좋아하는 모습이 눈에 선하네.
그런데 오늘은 무척 더울 것 같네. 하지만 씩씩하게 그리고 당당하게 걸으렴.
그리고 을릉도에서 포항으로 배 타고 오는 길에 멀미 안했으면 좋겠는데......
엄마가 아자! 아자! 기 넣어줄께. 힘내!

참! 아빠는 오늘부터 역사캠프가 열려서 공주에 가셔서 엄마 혼자 집 지킨다.
내일은 엄마도 캠프에 합류해서 동학 기행을 할꺼고.(나중에 함께 가자.)
참! 지원이 내일 온다. (엄마! 미워 소리를 안들으니 너무 허전하고 그리웠는데) 내일 저녁에 엄마 만나면 지원이가 뭐라할까? ...엄마 미워 개구리하고 벌레 많은 곳에 보내서 ..그럴까 ..아님 넘넘 재미 있었다. 오빠 오면 자랑해야지 그리고 내년에 또 가야지. 그럴까? 해원이가 마추어보렴. 오늘 참! 팡팡도 사다 놓을께. 다녀와서 선풍기 틀어놓고 수박 먹으며 읽으렴 .
자! 엄마는 집에서 아빠는 캠프에서 해원이는 횡단에서 지원이는 변산에서 모두 힘차게 하루 지내자. 만나서 각자 보낸 추억을 즐겁게 이야기 할 날을 기대하며 - 해원이를 사랑하는 엄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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