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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아들 동욱아 !

by 황동욱 posted Jul 29,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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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 !
잘 하고 있지 ?
일정상으로 오늘은 울릉도의 정상 성인봉 과 나리분지에 가고 투막집 구경한다고 되어 있는데
아들이 이 편지를 볼 즈음이면 모두 둘러보고 쉴 시간이네.
성인봉 오르니 좋았지 ?
날씨가 좋으면 성인봉에서 독도가 보이는데 요즘은 날씨가 흐린 관계로 독도가 보이지 않았겠구나.
하지만 독도 땅을 밟아보았으니 아쉬움은 없겠다.

오늘이 나흘째.
4 일 동안 우리 아들이 무슨 생각을 하였는지 궁금하구나.
집에서 생활하는 동안 제대로 하지 못한 일들을 생각을 하며 후회되는 일도 있을 테고,
잘해서 자랑스러운 일도 생각했을 것이라 믿는다.
힘들다고 아무 생각 없이 보름을 지내는 것 보다 일정을 마치고 쉬는 시간에 자기 자신을
스스로 돌아보는 시간이 더욱 소중하고 아들에게 좋은 양식이 될 거야.
하루를 마치면서 그 날 있었던 일과 생각을 일지로 적어놓으면 횡단을 마치고 돌아 와서
엄마 아빠와 많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을 테니 하루하루가 피곤하고 힘들어도 하루의
행동이나 생각을 정리하여 일지를 적어보도록 해라.

우리 하들 지금 가장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일까 ?
가장 보고 싶은 사람은 누구이고, 가장 먹고 싶은 것은 무엇일까도 궁금하구나.
엄마 아빠는 저녁마다 아들 생각하며 아들 이야기만 하고 있단다.
하지만 작년 국토종단 갔을 때처럼 걱정만 하지는 않지.

작년 이후 여러모로 부쩍 성장하여 멋진 사나이로 자리를 잡아가는 아들이 믿음직스러워
먹는 것은 잘 먹을까 ?, 잠은 제대로 잘까 ?, 너무 힘들어하지 않을까 ?
어디 아픈 곳은 없을까 ? 하는 걱정들은 하지 않는단다.

단지, 주위 친구들로부터 신망을 받고, 옆 친구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고, 겸손하고
신중하게 횡단에 임하는 씩씩하고 당당한 대원이기를 하는 바람이 있단다.
우리 아들은 이제 충분히 그럴 능력이 있다는 것을 엄마 아빠는 믿고 있으니 말이다.

아들, 아픈 곳은 없지 ?
아빠가 챙겨주지 못해 부족한 것은 없는지 모르겠다.
조금 부족한 것이 있더라도 참고 이겨나가는 것도 공부니 이겨내기를 바란다.

아빠 마음 같아서는 시원한 얼음물 한 통 들고 가서 목마른 아들이 시원하게 마시게 하고 싶다만
횡단하는 동안에는 만날 수 없으니 그러지 못해 안타깝단다.
시원한 것 마시고 싶을 때 참고 이겨내는 것도 필요한 일이니 그래서도 안 되겠지 ?

아들 !
벌써 일정 중 4분의 1을 넘게 마쳤다.
앞으로 남은 일정이 더 힘들겠지만 용기를 잃지 않고 성의껏 임하면 즐거운 날들이 될 것이다.

엄마 아빠는 경복궁에서 만날 당당하고 건강한 모습의 아들을 기대하며 보고 싶은 마음을 참는단다.

아 ~ 자 !
<엄마 아빠가 열렬히 아들을 응원하는 소리>


희소식 하나.
할머니께서 동욱이에게 편지를 쓰셨다.
기철이와 진관이도 형에게 편지를 썼지.
곧 도착할 테니 아들은 기대하시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