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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은아.
어제는 잘 잤니?
대관령이 바람이 대단했다고 대장님의 일지에 써 있던데
춥지는 않았니?
짐 줄일려고 긴팔 상하를 얇게 보낸 것이 맘에 걸린다.
탐험의 첫 날은 어땠니?
어제 산만한 배낭을 메고 대관령을 넘었다던데
힘들었겠지?

이른 아침에 출근을 하는데
시청앞 덕수궁안에서 매미 소리가
귀청이 따갑도록 들리더라.
엄마 큰 보석 고은이도
녹음이 짙을대로 짙어진 푸르른 나무들을 옆으로 하고
저 소리 들으며 오늘 걷겠구나 했단다.
비지땀을 뚝뚝 흘리며
땀방울들 떨어진 그 자리에
한 발자국 또 한발자국을 내딛으며
내 나라 내국토를 둘러 보고 있을테지.
네가 걷는 그 땅, 내 나라가
더욱 소중하게 여겨질거야.

오후가 들어서니
옥상에서 부는 바람 소리가 제법 크다.
날이 좀 흐려지려나부다.
맑으면 날이 너무 더울까봐
바람불면 추울까봐
흐리면 비올까봐 걱정이 된다만
어떤 상황에서도
잘 견디고 이겨내리라 믿는다.

땀 닦을 수건이 너무 작아서 불편하면
스프츠 타월을 목에 걸고 다니며 닦으렴.
네가 수건을 여유있게 가져간 편이니 말이야.

속이 불편하진는 않니?
체기는 다 내려갔겠지?
오늘 승희 이모가 너에게 응원 편지를 올렸단다.
받았니? 대견하다고 칭찬하더라.
그래서 나도 그랬지. 내 딸이지만 참 대견하다고...
넌 엄마에게 늘 자랑스러운 딸이라는 사실
잘 알지?

힘들고 고되고 지치더라도
네가 목표한 바를 이룰수 있는
성취감을 맛보길 바란다.
그 맛이란 맛보지 않은 사람은 이해하지 못하지.
말로 설명하기에도 모자를만큼 짜릿한 것이거든.
네가 이 탐험을 다 마치는 그 날
엄마의 말을 이해하게 될거야.

지금은 토요일 오후 3시 35분
날이 더우면 쉴고 있으려나?
한창 걷고 있으려나?
네가 뭘 하고 있던지 어디에 있던지
내 안에 너 있다. ㅎㅎㅎ


사랑하는 딸 고은에게 엄마가 그리워하며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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