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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쯤은 좀 힘들고 지쳐있지 않을까 싶구나.
본격적인 행군이 시작되었고, 대관령의 밤은 좀 추웠고 밤 행군도 있어서 힘들었나보다.
오늘 이 시각이 좀 힘들고 지치더라도, 어쩌면 포기하고 싶은 생각도 좀 들지 모르지만 먼 훗날 네가 어른이 되었을 때 뒤 돌아본 오늘은 보석처럼 반짝이고 있을꺼란 생각을 한다. 엄마는.

엄마는 어제 서천할머니와 작은삼촌, 외숙모랑, 채연이 정윤이랑 거제도에 가서 외도 섬에 들어갔었단다.- 전에 해원이네랑 같이 갔었는데 기억나니?
오늘은 지리산 자락에 들어가서 계곡물에서 놀다 오고.
-옆에서 누나가 지리산 끔직하단다. 작년에 삼촌이 계곡물에 빠뜨려서 엄청 허부적거렸거던.. 무거워서 삼촌이 금방 못건졌지 아마,,,

아빠는 친구 모임이 있으셨고, 누나는 역사캠프에 간 탓에 엄마랑 채연이만 갔었는데, 나머지 가족들의 빈 자리가 너무 커서 사실 그리 유쾌한 여행은 아니었단다.
다만 서천할머니께 좀 효도를 해 볼까 하고 나선 여행이었는데,
엄마는 채연이를 챙기고, 서천할머니는 엄마를 먼저 챙기시는 모습을 보고 좀 가슴이 뭉클하기도 했었단다.
서천할머니는 아침에 일어나셔서도 아이구ㅡ우리 주형이는 아침부터 걷겠구나.. 하시며 걱정이 앞서시고.

아빠가 안 가신 여행인지라 엄마가 운전을 많이했는데-우리 차를 가져간 탓에-
그 동안 여행다니기 좋아하는 엄마탓에 아빠가 운전하시느라 얼마나 고생하셨을까하는 생각이 많이 들었단다.
-역시 사람은 경험이 중요하다니까..
글쎄..한 순간 브레이크를 잘 못 밟은 탓에 뒷자리에서 놀던 정윤이가 바닥으로 뒹굴어서 눈탱이 밤탱이되고 이마엔 혹이 두개나 생겨서..
삼촌 -어디 아파 정윤아/
정윤-여기도 아프고 어이 아프-여기 여기--사실은 발음 잘 안되는거 알지?
삼촌-누가 그랬어??
정윤-오모...
애들은 사소한 거 기억 잘하는데 큰일이다.
엄마 운전실력에 오점이 생긴 날이었다.

밤이 깊어간다.
오늘 강원도 어느 밤은 별이 더욱 밝겠다.
우리 주형이 두 눈이 반짝일테니까.
잘자고 내일도 화이팅//

추신: 여기까지 적었던 글이 한 순간 잘못으로 날아가서 다시 정리해서 씀.
누나가 옆에서 엄마 짜증나지? 안나는척 하는거지? 하며 약올린다.
옆구리에서 김난다. 열받아서..
그래도 우리 주형이 엄마 글 읽고 즐거워하라고 애써 다시 쓴 글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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