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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사랑 이정훈!

by 이정훈 posted Aug 05,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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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 종단 때 모습. 너 혼자 패랭이 손에 들었네)

나의 사랑하는 아들!
헉헉헉!!! 아휴 힘들어! 무슨 소리냐고?
엄마가 신천 뛰고 들어와서 숨이 차서, 오늘은 조금 빨리
뛰었거든. 땀을 비 오듯이 흘리면서 우리 아들 생각 하면서 뛰었지.
더워도 아들 생각하면서 꾹꾹 참고 있어.
그래도 밤에는 시원하지? 그쪽은 밤에 추울지도 모르겠네.
감기 걸리지 않게 조심하고, 물론 밥은 많이 먹고 있겠지?
밥을 많이 먹어야만 체력을 유지 할 수 있다는 것도 잘 알고
있는 아들이지만 다시 한번 더 부탁, 밥 많이 먹어라!

정훈아 이제 얼마 남지 않았네. 다음주 화요일, 9일 까지니까.
빨리 보고 싶다. 이정훈이가 나의 아들인 것이 참으로 자랑스럽고 다행이라고 생각해.
국토종단도 스스로 생각하고 판단해서 결정 할 줄도 알고, 다 컸어.
현택이 형아나 길린이 형아 보다도 정훈이의 생각과 판단이 훨씬 넓어.
나는 그런 정훈이가 참 좋다! 고슴도치도 자기 새끼는 예쁘다고 했는데,
엄마도 아들이 너무 이뿌다. 너도 다른 엄마들 보다가 너희 엄마가 좋으니?
아들 우린 너무 잘 통한다. 그치?

우리 꼭 무언가 이루어 보자. 너는 너대로 나는 나대로 각자 서로가
한 가지씩 목표를 정해서 살아간다면 우리 삶은 아름답고 멋진
인생이 될 거야. 나중에 커서 할 일이 있고 지금 하지 않으면 안될
일들이 있지. 그냥 지나쳐가는 시간을 잡아서 자기의 것으로 만들어
가면서 살면 얼마나 큰 보람이 있겠어. 예를 들면
정훈이의 백두대간종주와 국토종단, 국토횡단...등 힘들고 어려운
경험과 추억이 많이 쌓일수록 큰 인물이 될 확률이 높아지겠지.
정훈아 이번에는 그냥 무조건 걷지만 말고, 너의 가슴속에
큰 꿈과 소망을 가득 담아서 와라.
무슨 일이 닥쳐도 문제없이 헤쳐 나갈 수 있는 강인한 정신과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자신감, 그리고 잘난 척 하지 않는 겸손함.
너의 마음속에 가득히 담아와.

너는 5섯살(만4살) 때 오대산 비로봉을 오르면서
“나는 할 수 있다! 네가(큰나무) 아무리 가로 막아도 나는 끝까지 갈 수 있다!”
외치면서 가로 막은 나무를 기어올라 넘어 가면서 비로봉 정상까지 갔지.
혼자서 끝까지 걸어온 너에게, 사람들이 엄마에게 업혀서 왔냐고 묻기도 했지.
정훈아 우리 백두대간 종주 할 때도 그랬지?
“난 할 수 있다! 난 하고야 말 것이다! 끝까지 갈 것이다!” 외쳤었지.
우린 1년6개월 만에 종주를 끝내고 감격의 순간을 맞았었지.
힘 든다고 느껴질 때는 감격의 순간들을 생각해봐. 그러면 훨씬
덜 힘들 거야. 아들 오늘도 안녕!

2005년8월5일 새벽1시10분. 사랑하는 엄마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