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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에게 전하는 말

by ★전주찬★ posted Aug 05,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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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찬아
오늘은 탐험 10일째 날이다.
원주 어디쯤엔가에 있을 것 같구나.
오늘 이곳은 무척 더웠었는데 네가 있는 곳도 굉장히 더웠을 것 같다.
무지하게 더운날 무거운 배낭 메고 행군하느라 정말 고생 많이 했구나.
이제 5일 남았다.
15일중 정확히 3분의 1이 남았구나.
힘들더라도 조금만 더 참아라.

주찬아
힘들고 괴로울때 마다 혹시 아빠 엄마를 원망하지는 않는지 모르겠다.
힘든 국토순례를 가지 않았으면 학원이나 다니면서 집에서 게임이나 하고 TY 보면서 빈둥거리기며 편하게 방학을 보내게 있을것인데 말이야.
사실 너도 초등학교 마지막 여름방학이라고 그냥 편히 보내고 싶다면서 가기 싫다고 아빠한테 얘기했었지.
그리고 국토순례 가기 몇일전 배가 많이 아프고 열이 심하게 올라 병원에서 장염판정을 받았을때 너를 꼭 보내야 하겠는가 하고 아빠도 사실 고민 했었단다.
엄마는 내년에 보내자고 그러더구나.
작년에도 국토순례에 네가 가기로 되어있었는데 가기 5일전쯤 축구하다가 다리를 다쳐 병원에 입원한 바람에 누나가 네 대신 갔었는데, 너는 국토순례와 인연이 없는구나라고 생각했었단다.
하지만 아빠는 숙고 끝에 너를 보내기로 결심을 굳히고 병원을 계속 데리고 다니고 음식도 조절시키면서 네가 장염을 다 낫기를 기다렸고 엄마는 매일 너를 위해 기도 했단다.
네가 어느정도 나았지만 음식을 제대로 먹지 못해 헬쓱해진 너를 보내놓고 한동안 걱정이 많이 되었었단다.
하지만 날이 갈수록 자랑스런 내 아들은 국토순례를 무사히 마치고 멋진 사나이가 되어서 돌아올것이다라는 신념을 갖게 되었다.
엄마와 누나는 지금도 새벽기도 다니면서 너를 위해 기도하고 있단다.

주찬아
아빠가 너를 힘든 국토순례에 억지로 보낸 이유가 뭔지 아느냐?
그냥 단순히 너를 고생시키려고 보낸줄 아느냐?
아빠가 너한테 이번 국토순례에서 숙제를 내준것이 네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기는 방법을 터득하는 것이라 했다.
그것은 무엇을 의미하는지 아느냐?
첫째로 너에게 이번 국토순례를 통해서 어떤 힘든 상황에서도 끈기있게 버텨내는 힘을 길러주기 위한 것이다,
아빠가 그랬지?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적은 바로 내 자신, 즉 마음속의 적이라고,
내 자신을 이겨내는 사람만이 큰 일을 할 수 있단다.

그밖에도 어떤 주어진 목표를 향해 최선의 노력을 다해 목표를 달성하고, 목표를 달성했을때의 승리감이 어떤지를 몸소 체험시키기 위함이란다.
또한 일본놈들이 생때를 쓰는 독도를 너의 발로 직접 밟아보게 하고, 강릉에서 서울까지 네가 가보지 못했던 우리나라 땅을 직접 걸어보게 함으로써 이 아름다운 우리나라 강산을 너의 몸과 마음으로 마음껏 느껴 너의 정신이 더욱 맑아지고 건전해지기를 바라는 마음에서란다.
그밖에도 여러가지 이유에서 너를 국토순례에 보내게 된것이다.

주찬아
아빠는 이번 국토순례가 끝나면 너는 이전의 너가 아니라, 더 늠름해지고, 더 의젓해지고, 더욱 자신감에 충만해지고, 더욱 강한 의지를 가진 멋진 내 아들이 되리라고 확신한다.
평소에도 아빠에게는 든든한 아들이요, 집에서는 아빠를 대신하여 장남으로서 듬직한 기둥인데 이번 국토순례를 통해서 더욱 듬직해지리라 믿는다.
아뭏든 아빠의 뜻을 잘 이해하기 바란다.

주찬아
글을쓰다보니 시간이 꽤 깊었구나.
지금쯤 곤히 잠들어 있을 너를 생각하니 아빠는 무척 가슴이 벅차오른다.
이제 내 아들을 볼날도 몇일 남지 않았구나.
아뭏든 그때까지 잘하리라 믿는다.
내일도 멋지게 살아라.
남을 위해 봉사하고, 고난에 굴복하지 마라.
어떤 어려움도 떳떳이 맞서 싸워 이겨내길 바란다.
잘 자거라.

아빠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