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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뇽~~자랑스런 동생들아~
현미누나야^^

그동안 민호와 한별이의 소식은 고모랑 현주누나 통해서 많이 들었단다
그 무거운 짐을 지고 먼길을 걷다니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어^^
사진을 보니 비옷을 입고 있더구나..비가 와서 더욱 힘이 들겠다~
고모네는 맨날 너희들을 생각하며, 이 힘든 일정을 무사히 극복하고
돌아오기만을 바라고 있어^^

너희가 국토 순례한대니까 오랜만에 기억이 났는데..
누나도 중학교2학년 때 걸스카웃 같은 데에서 하는 국토순례를 간적이 있었거든.
근데 누난 그때 너무 힘이 들었어

그렇게 걸어본 적이 한번두 없어서 다리가 너무 아프구
가방도 너무너무 무거워서 어쩔줄 몰랐어
(나중엔 가방을 그냥 버리고 싶더구나>.<)
바보같이 전날 새로 신은 운동화를 신고 갔지 뭐니?
발뒤꿈치랑 발가락이랑 다 껍질이 벗겨져서 한발짝 떼기에도 너무 아팠어..
한살 아래의 대원이랑 싸워서 내내 기분 나쁘고 어색하게 보내기도 했고..
지갑도 잃어버리고ㅡㅜ
혼나구 기합두 많이 받구..

삼일째 아침엔가? 그날은 내가 밥당번인데 밥하다보니 너무 모자라서 아침을 한숟갈밖에 못먹고 걸었거든.. 출발할 때 소금만 한주먹 먹고-_-
행군하다가 그만 쓰러졌어.
눈앞이 가물가물 한 채로 한참 걷다가 잠깐 정신을 놓친 사이에
어느새 길가에 누워있는 나 자신을 발견하고 놀랐다는 슬픈 이야기..
보건소에 실려갔다가 회복된 뒤에는 그냥 행군을 포기하고..
곧바로 집에 돌아가게 되었지..

그땐 집에 돌아가는 차 안에서, 고생 그만해도 되니까 좋아했는데
지금 돌아보면 많이 후회돼. 포기해버린 거 말야.
그때 선생님께 말씀드려서 다른 조에서 지은 밥이라도 먹을껄.
그럼 좀 더 견딜 수 있었을텐데..
그리고 대원들과도 잘 지낼껄 하는 마음이 든다. 서로 도와주고 격려해주면 힘이 났을 거 같애.
지금도 그 때를 너무 가물가물하게 기억하는 것은, 미처 극복하지 못했기 때문에
잊고 싶어서인가봐.

혼자 하기는 어려워보이는 일, 하기 싫은 일도
여럿이 함께 하면 충분히 해낼 수 있다는 걸 그땐 잘 몰랐던 것이지..
지금도 자주 잊어먹는 사실이지만^^
내가 힘들때, 내 옆사람도 더 많이 힘들다는 것을 생각하며
먼저 챙겨주고 도와준다면 끝까지 잘 해낼 수 있으리라 생각해~

당장은 힘들어도 이런 소중한 경험을 통해서
정말 멋지고 훌륭한 남자가 될거니까~
너희가 참 부럽고 대견하구나~

누난 방학을 맞이해서 교수님 연구소에서 일하고 있어.
전공과 관련된 여러 일을 도우며 많이 배우는 중이야^^
매일매일 힘든 때도 있고 실수할 때도 많지만
성실한 마음, 오래참는 마음으로 묵묵히 일하고자 해.

마음의 힘은 정말 놀라운 거야~
어떤 환경도, 어떤 장애물도 마음의 힘으로 이겨낼수 있으니까
부디 마음 굳세게 먹기~알았지?
누나처럼 중간에 포기하지 말구~ 끝까지 힘내자꾸나.
까맣게 탄 얼굴로 집에 돌아올 때는 민호의 마음도 한별이의 마음도
그만큼 튼튼하고 강해져 있을걸 믿고 기다려^^

-민호와 한별이를 사랑하는 현미누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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