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

찬아! 정아! 미안하다. 그리고 장하다!

by 윤여찬, 윤여정 posted Aug 08, 2005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ESC닫기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사랑하는 아들들아.

가만히 있어도 땀이 줄줄 흐르는 날씨에 힘든 행군에 너희들을 보내놓고
얼마나 후회하고, 걱정되고, 가슴이 아팠는지모른다. 국토탐험에 참가한 모든
학생들의 건강엔 이상이 없는지 탈진하는 친구들은 없는지 너무 너무 안쓰러운 마음이었다. 부모가 알지 못하는, 옆에서 솔선수범 고생하시는 대장님들도 모르는 너희들만의 고통이 있었으리라. 강인한 정신력과 깨달음과 작은것을 소중히 여김에서 오는 행복의 철학을 배우기 위해 너희를 그 행렬로 떠 밀었던 이 부모를 원망도 많이 했으리라. 왜 가야만 하는지 이유조차 모르고 차에 탔던 너희가 보름이란 짧지 않은 긴 시간동안 험한 길을 걸어서 목적지에 도착하는 그 순간, 모든 것이 용서되고 이해되고 가슴으로 뜨겁게 껴안을 수 있으리라 믿는다.
부모가 먼저 그런 훈련을 받아야 한다. 그럼에도 어린 너희들에게 먼저 경험케 해서 정말 미안하다. 많은 것을 기대하지 않는다. 다만 건강하기만을 기도할 뿐이다. 승리를 이룬 장군은 더할 수 없는 갈채속에 기분좋은 휴식을 맘껏 취하듯 너희들도 집에서 푹 쉬어야지. 어쩌면 뜨거운 태양아래 아스팔트의 열기를 훅하고 들이마시며 너희들이 생각한 것이 바로 그 '따뜻한 가정에서의 휴식'이었겠지. 너희는 당당히 요구할 자격이 있다. 장하다 아들들아.
15일의 훈련이 너희 인생의 성공을 15년 당길것이라 믿는다. 그 고통스런 순간들이 마음을 단련하고 몸을 연단시키는 과정이었으리라. 장하다 아들들아.
사랑한다 여찬아. 사랑한다 여정아. 그립다. 어서오너라. 낼이면 만난다는 희망이 이리도 큰 줄을 미처 몰랐다. 너희도 얼마나 가슴터져라 기다리던 순간이며, 피가 줄줄 흐르는 두 발바닥도 그 아픔을 호소치 못하는 기대감이리라.
모든 것이 부족했지? 그래도 친구들은 많았겠지만...
찬아, 정아~ 아빠 엄마에게 하고 싶은 말 마음껏 하렴. 그리고 너희를 도와준 대장님들과 고통을 함께 이겨낸 친구들에게 더 감사하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 또한 할머니와 삼촌들, 이모, 이모부께서도 너희를 응원하셨다는 것도 감사하거라. 무엇보다 너희 자신에게 감사하라. 지켜주신 하나님께 큰 영광을 돌리거라. 멋진 휴가를 함께 계획해 보자꾸나. 그럼 내일 경복궁에서 보자. 아들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