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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 으어어어..

편지 좀 길게 썼는데.. 잘못해서 처음부터 다시 쓰게 되어버렸다..

나 수운이다. 한 8분정도 공들여 쓴 글인데, 허무하게 사라져 버리니까.. 뭐라 할 말이 없다. 나는 집에서 편히 쉬고 있다. 너무 편하게 쉬어서 내 몸이 말을 안듣는다.

한걸음 걷는것도 귀찮을 지경이야. 운동도 해야되고 그런데..

지금 시간이 밤 12시 15분정도다.. 아까 쓸때 6분이었는데 크윽..

오늘은 아침부터 컴퓨터가 말썽을 부려서 쳇..

그래서 오늘은 적당히 기회를 타서 밤이나 새 볼까 한다.

아 너한테 좀 약오를지도 모르겠는데, 나 토요일날 저녁에 삼겹살 구워먹었다.

횡단할때 그렇게 옆에서 구워먹는거 보니까 먹고 싶더라. 그래서 엄마를 졸라서 결국 먹었지. 너도 끝나면 먹고 싶은거 먹을 수 있겠지만, 아직 끝나려면 많이 남았나?

안됬네, 누리는 지금쯤 집에서 컴퓨터를 독점하고 즐거워 하겠지.

누리가 홈페이지에 글 이것저것 올리는데 별 내용은 없고, 그냥 잘 지내는 모양이더라. 그런데 너한테 편지는 쓰나 모르겠네.

승호도 잘 지내고 유동희도 잘 지내는거 같고 우리형도 나름대로 잘 지내고 형구는,, 전혀 연락이 안된다. 이상하게 다른 애들은 얼굴이 쉽게 쉽게 기억나는데 승호 얼굴은 전혀 기억이 안난다. 사진 보면 잠깐 아! 했다가 다시 잊어버리고..

내가 이상한건지 승호 얼굴이 원래 그런건지 ..

혹시 너도 그러냐?

그나저나 나는 화요일부터 학교 보충 나가야 한다. 참 슬프네.. 보충 4일하고 한 이틀인가? 쉬고 개학이네..

너는 실크로드 끝나면 벌써 개학했거나, 곧 개학해버리겠지. 초등학교 마지막 여름방학일텐데, 이런데서 시간 다 보내고.. 중학교 들어가면 그다지 한가한 방학 즐기긴 어려울텐데, 남은 초등학교 생활 열심히 놀면서 보내는걸 추천한다.

중학교때 안놀은거 많이 후회했다.

아까 썼던 내용들, 일부를 잊어버려서 편지가 겨우 이거밖에 안된다.

그래도 한 6분 정도는 쓴 것 같네, 오늘은 이정도만 -

- 수운 -

p.s 실크로드는 버스를 너무 많이 타서 엉덩이에 땀띠난다는데, 너는 안그랬으면 좋겠다. 엉덩이에 땀띠나면 엄청 힘들것 같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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