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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정이에게..

하루이틀 사이에 계절이 바뀌어 버렸나보다.
밤새 장대비가 퍼붓더니 제법 선선해졌어.
오늘은 어디를 갔니?
일정이 많이 바뀐 것 같던데.
필름을 많이 챙기더니 사진은 좀 찍었니?
엄마는 혼자서 하루종일 우아하게 지냈지 뭐냐.
아빠는 서울 할머니랑 할아버지 오셔서 큰할아버지댁에 가시고, 선형이는 선국이네 갔단다. 게다가 오늘은 토요일이지만(아니 벌써 어제네~) 베누스토에도 가지 않았거든.
모처럼 이불빨래도 하고, 읽다 접어두었던 '서태후'도 마저 읽고, 깽깽이도 좀 하고... 혼자 있으려니 시간이 엄청 길더라.
이제 다섯 밤만 자면 우리 딸 오겠네.
남은 날들 아프지 말고, 새로운 거 많이 보고 느끼고 오렴.
우리 딸 엄청 커 있을 것 같은 예감이 드는걸!
참, 지선 언니가 편지를 쓸 수는 없지만 '화이팅!'이라고 전해 달란다.
지금쯤 민정이도 저녁 먹고 쉬고 있겠구나.
내일을 위해 일찍 자거라.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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