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아들아
이번 여행에 네 모습이 너무 즐겁게 보여서 아빠도 가고 싶구나.
혹시 재학이는 집에 오고 싶은 생각이 없는 건 아닌지? ㅎㅎ
매일 동영상, 탐험소식, 사진, 음성 등을 통해서 너의 소식을 알 수 있어서 좋구나.
선봉에 선 모습, 작은 친구를 격려하며 행군하는 모습, 박지성처럼 멀티플레이어가 되서 힘차게 도약하며 축구하는 등등의 모습들이 아름답구나.
그러나 네 편지에 “인내와 끈기”에 대해 너무 집착하는 것 같아서 아빠는 조금 당황스럽다.
평소에 네게 부담을 준 것 같아서 미안하구나. 사과한다.
이번 여행으로 조금의 인내심이 생기겠지만 인내심이 여행의 목적인 냥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한 것 같다.
사랑하는 재학아 이번 여행길에 눈길도 걸어 봤을 게다. 혹시 뒤를 돌아봤니? 재학이가 삐딱이처럼 걸었으면 발자국이 삐뚤게 새겨졌을 테고 싸나이처럼 걸었으면 힘찬 발자국이 남았을 게다. 그러하듯 사람이 자신들의 지금 모습이 올바른지 알고 싶으면 자신의 과거를 보면 금방 답을 찾을 수 있을게다.100점을 받은 친구는 과거에 100점의 노력을 했을 거다.
재학이도 이번여행을 통해 미래의 멋진 모습을 설계하는데 있어 작은 초석으로 삼을 수 있는 것들을 얻어올 수 있었으면 하는 게 아빠의 바램이다.
사랑하는 재학아, 네게는 하늘에서 주신 착한 심성이 있고, 모든 여자들이 네 앞에서면 얼굴을 발갛게 변하게 만드는 살인적인 매력도 있지. 네 안에 있는 그 수만 가지 장점들이 더욱 향기를 뿜을 수 있도록 한두가지 단점을 이번여행길에 멀리 던져두고 오너라.
그리고
경복궁에서 15일 동안의 기~인 이별을 보상받는 파티를 열자. 아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