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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작은 정복왕 최형선 보시라!

by 최은아 posted Jan 12,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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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있었는가? 우리의 작은 정복왕 최형선!
탐험연맹 홈페이지 "아들아, 딸들아"에 너에게 쓰는 편지를 많이 남기려고 했지만 시각장애인인 내가 도저히 쓸 수 없도록 되어 있어서 이렇게밖에 편지를 쓰지 못하겠다.
어쨌든 어제 현장탐험소식란에 올라 온 대장님 일지를 보니 우리 형선이를 비롯한 모든 아이들이 별다른 일 없이 재미있게 유럽을 관광하고 있다니 정말 다행이구나.
그래, 우리의 정복왕께서는 이제까지 유럽 대륙을 누빈 느낌이 어떠신가? 흥미진진한 그리스 신화의 무대인 그리스 아테네, 파르테논 신전은 얼만큼 멋졌니? 이탈리아에서 먹은 피자 맛은 어땠어? 이탈리아 아이들하고 대화도 해 봤냐? 로마 바티칸 시에 있는 성 베드로 대성당을 보면서는 그 하늘을 찌를 듯한 건물의 웅장함에 감탄했겠지?
참! 성호는 긋고 들어갔니? 할머니께서 성당에 들어갈 때는 언제나 성호 긋고 들어가라고 하신 것 잊지 않았겠지?
앞으로도 우리 정복왕 형선이가 보고 감탄할 유럽의 유적지는 한도 끝도 없도다.
내가 전에 읽어 주었던 셜록 홈즈 이야기들 다 기억하지? 그리고 유럽으로 떠나기 전날 나랑 같이 풀었던 퀴즈도 기억할 테고. 그걸 다 기억한다면 아마 돌아오는 날까지 보는 유적지마다 입이 딱 벌어지고 탄성을 내지를 거이다.
스위스 루체른에 있는 라이엔바흐 폭포(셜록 홈즈와 모리어티 교수 대결 장면을 기억하고 보면 느낌이 색다를 것임), 음악의 도시 빈(베토벤, 슈베르트가 잠들어 있는 빈 중앙 묘지는 꼭 관람할 것), 스위스의 알프스도 빼놓을 수 없지.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도 좋은 유적지가 많을 거다. 튤립과 풍차도 꼭 보고 오렴.
네가 유럽탐사를 끝내고 와서 우리들에게 풀어놓을 이야기 보따리가 얼마나 풍성할지 기대된다.
재미있는 이야기 많이 들려 주렴.
그리고 내가 고등학교 때에 제출했던 한 견학 기록문에 썼듯이 너도 당당하게 "갔노라! 보았노라! 깨달았노라!"라고 외칠 수 있었으면 한다.
내일 또 쓸게. 우리의 작은 정복왕이 밟는 곳마다 감탄과 경이가 가득하기를... 언제나 형선이를 사랑하는 누나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