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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찬이 보거라.

어떠냐? 할 만 하냐?
... 너무 힘들지는 않은지, 비는 맞지 않았는지... 모든게 궁금하기 그지없다.

이 놈이 정 못가겠다고 뻗대면 어떡하나 하고 내심 걱정했었는데, 선뜻 내켜하지 않으면서도 그래도 묵묵히 짐을 싸는 모습에 아빠는 고맙고 기분이 무척 좋았단다.

어떻게 보면 사서하는 고생일수도 있기에, "내가 왜..?" 할 수도 있겠다만, 윤찬이가 이 번 여행에서 몸도 마음도 좀 더 컸으면 하는 바람으로 권한 것이란다.

아빠는 이번 여행이 다음 몇 가지를 생각해 보는 기회가 되었으면 좋겠다.

먼저, 남을 먼저 배려하는 마음이다.
내가 힘들고 어려우면 남들은 더 힘들고 어려운 법이다.  
내가 하는 행동이 남에게 어려움을 끼치지 않은지 폐가 되는 것은 아닌지 먼저 생각해 보아라.  
혹시라도 남에게 좋은 것을 양보하고 어렵고 힘든 것을 맡는 것은 스스로 손해라고 생각해 본 적이 있다면, 이 번 여행에서는 어려울 때 먼저 나서고 좋은 것을 남에게 양보하는 마음을 가져 보려므나.
결코 스스로 손해가 아니며 결국은 자신에게 도움으로 돌아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목표의식에 대해서도 생각하는 기회가 되었으면 한다.
걸어라니까 걷고, 남이 가니까 가고... 이렇게 따라 다니면 배로 힘든 법이다. 
오후 두시에 통영에서 점심을 먹게 되어 있다고 하자.   이것을 알고 있는 친구는 설사 배가 고프더라도 가벼운 간식으로 허기를 달래면서 두시 점심시간을 기다릴 것이며 그 점심은 아주 맛날 것이다.
하지만 두시 점심시간을 모르고 있다면 열두시부터 배고픔을 참다가 한시쯤 되면 힘들고 짜증이 솟구쳐 부글부글 끓어 오르겠지.  어쩌면 군것질을 너무 많이 해서 막상 두시 점심은 전혀 먹지 못할지도 모른다.
목표의식이란, 앞으로 어떻게 될 것인가를 미리 알고 거기에 맞추어 나는 무엇을 해야 할 것인가를 생각해 보는 것이란다.   앞으로의 일을 알고 움직이면, 미리 대비할 수 있기 때문에 그리 힘들지 않다.
반드시 앞으로의 일정을 확인하여 미리 알고 있으려무나.

하나만 더 이야기하면, 적극적으로 능동적으로 움직이라는 것이다.   뒤에서 따라가면 앞에서 걷는 것보다 훨씬 힘들지?  
친구들과의 사이에서도 좋고 싫음을 분명히 밝혀 의견을 이야기 하되, 여럿의 뜻으로서 방향이 결정되면 항상 남들보다 앞장서 끌고 나가려무나.   

쓰다 보니 길어졌다.
걸으면서 간간이 아빠의 이야기 생각해 보렴.

보람된 여행이 되기를 바란다, 윤찬아.
- 아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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