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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윤이에게

아빠 딸
힘들지...
아마 발에 물집도 생겼을거구.
힘이 빠져 다리도 휘청거릴거구.
걸어도 걸어도 끝이 없는 것 같구.
그래도 걷다보면 다른 풍경이 나타나곤하지.

옛날 우리의 조상들은 대부분의 교통수단이 걷는 거란다.
걸음을 통하여 국토를 배우고,
슬로우(slow)를 체험한다는 것은 아빠가 기대하던 바이다.

과천에 도착할 때면
오기도 생기고, 참을성도 생기고,
남을 배려하는 여유도 생겼을거라고 생각한다.
강렬한 태양의 더위와 싸우고,
비바람을 헤치고,
산 넘어 강 건너,
밤에는 별 빛과 함께 숨쉬고
국토를 밟으며 북으로 북으로 올라오는 아빠 딸
발에 생긴 물집이야 아프기 밖에 더하겠냐.
그렇다고 발이 없어지지 않는단다.
오히려 건강한 발로 만들어지지.  

대견하다  아빠 딸
씩씩하다 아빠 딸 혜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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