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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영이에게 편지!

by 이민영 posted Aug 03,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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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영아! 안녕? 현주언니야.

두번째 쓰려니 참 어색하다. 방금 쓴 말인데…. 사실 언니가 편지를 열심히 쓰고 완료를 누르려다 실수로 지워버려서 다시 쓰는거거든. 

현주언니 누군지 알지? 으음…. 사실 언니는 사람 잘 기억 못하거든. 그래서 혹시 민영이가 언니 기억 못하면 어떡하나 해서 고민했는데 현아언니가 민영인 영리해서 다 기억할거라고 말해줬어. 그래서 안심이야. 민영이의 똘망똘망한 눈빛이 생각나서 괜히 기분 좋아진다.

국토종단이라…. 사실 언닌 아빠랑 집 근처 산 오르기 같은건 해 본 적 있지만 국토종단은 생각도 못해봤는데. 민영인 대단하다! 매일 걷고 그러지? 힘들꺼 같아. 언니였으면, 아마 매일 걸어서 국토종단하자고 하면 며칠 하다 땅에 드러누워서 "너무 힘들어~."하고 투덜댈 것 같은데…. 민영이 다음에 만나면 업고 다녀야겠어~. 이민영선생님! 

음…. 우선, 현아언닌 이제 많이 나아서, 곧 퇴원한대. 사실 현아언니는 요즘 병원에서 지내기가 지루해서 많이 힘들어하더라고. 그래서 퇴원하는게 참 다행이야.
그리고, 깜상-민영이랑 용찬이가 저번에 쵸(콜릿)키(린) 하고 부른 까만 강아지-은 요즘도 팔자 좋게 늘어져있어. 이번에 좀 커다란 개껌 사다줬는데, 자기 주둥이보다 더 큰 개껌을 한쪽 끝만 물고 이리저리 돌아다니면서 숨겨두고, 한번씩 꺼내다 먹고. 낮에 햇볕이 강할 때면 베란다에 누워서 썬탠(?)도 하고. 누가 맛있는거 먹으면 얻어먹으려고 달려오고.
언제 한번 놀러와. 현아언니도 만나고, 깜상도 보고. 언니도 한 번 봐야지? 현수언니도 만나면 기뻐할텐데.

국토종단, 지금은 별로 재미 없어도, 나중에 돌이켜보면 좋은 추억이 될 거야. 지금 재미있다면 나중에 더 소중한 기억이 될 거구. 현아언니는 민영이가 부럽대. 국토종단 같은 것도 해 본다고. 현아언니가 민영이한테 편지 쓰는 방법 가르쳐줘서 현주언니도 쓰는 거야. 민영이한테 엄마, 아빠, 친구들, 그리고 아는 사람들이 써준 이런 편지도 나중에 보면 재미있을껄.

이번엔 실수 안하고 잘 완료해야겠다. 나중에 시간 나면 편지 주면 고맙고. 힘내고, 열심히 걸어서 우리 땅 한번 돌아본 민영이가 돼서 다음에 만나자!

                                                                       - 현주언니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