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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석아~어머니야.
저녁해가 서산끝에 달려 갈길을 재촉하네.
어제부터는 야간행군을 한다니 지금쯤 부지런히 발걸음을 옮기고 있겠구나.
지석이 보고싶은 마음이야 하루종일이지만
아침에 눈을 뜨거나 이렇게 해가 지는 저녁이면
어머니는 지석이 방에 몇번이나 들어가곤 한단다.
이제 꼭 일주일 남았네.
일주일 후면 늠늠한 아들 모습을 볼 수 있을거라 생각하니
벌써 가슴이 꽁닥거린단다.
서울 큰이모부와 이모도 지석이 소식이 궁금하다며 전화를 하셨구나. 그래서 어머니가 지석이 잘하고 있다고 했지.
인터넷 편지를 보니 몇몇 대원들은 무리가 있는지 병원에도 갔었다고 하는데 어머니가 내심 걱정이 된다.
출발할 때 어머니가 당부했던 말 기억하니?
어떤 순간이라도 할 수 있다고 스스로를 믿고 이겨야 하며
쉽지 않더라도 당황하거나 섣불리 울면 안된다고 말이다.
무리가 되어 어찌할 수 없는 일이 있으면 대장님과 의논하고
같은 대원 형들에게 조언을 얻어 조금씩 해결해 나가는 법을 배워야 함을 잊지 말고 힘들어도 굳굳이 잘하리라 믿는다.
저녁행군이면 아마도 잘못하면 다칠수도 있으니 긴장 늦추지 말고 대장님 말씀대로만 하거라.
더운 날씨에 간혹 소나기가 내리는 곳도 있다는 기상예보에
지석이 행군길에 소나기가 내렸으면 바란단다.
보고싶은 지석아~
일주일 밖에 안남았어. 조금만 더 힘내자.
지석이 걷는 길에 어머니도 함께 걷고 있으니 혼자가 아니라고
생각하고 임진각에서 만날때면 어머니가 못 알아볼 정도로
의젓한 지석이가 되어 만나자.
사랑한다. 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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