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 아들.
많이 보고 싶네.
인터넷 편지 잘 읽었다. 신발 밑창이 헤어져서 걷기가 많이 힘들겠네. 튼튼하고 공기가 잘 통하는 등산화를 신겨 보내지 않은 것이 많이 후회가 되네. 양말 구멍나는 것은 걱정 안 해도 된다.
혹여 신발 때문에 행군하는 데 장애물이 되지 않을까하는 걱정이네.
날씨 많이 덥지? 엄마는 집에 있어도 더운데... '햇빛'하면 고개를 절래절래 흔들만큼 싫어하면 어떻하지?
피하지 못할 것이면 즐기라고 하는 말이 있단다. 좋게 긍적적으로 생각하면 살이 탈 것 처럼 이글거리는 햇볕의 얄미움도 따뜻하고 고맙게 느껴 질 거야. 지금 외할머니 집 들판에는 벼들이 이 햇볕 때문에 아주 알차게 영글어가고 있고 밤나무 밭의 밤,감은 맛있게 그 열매를 키워가고 있단다.
아들!
행진하면서 여러 사람들과 많은 이야기 나누며 서로서로 의지하면서 오늘도 고지(임진각)을 향해 정진하길 바래.
그리고, 너의 더위를 싹 날려 줄 선물이다.
너가 좋아하는 돼지바 아이스크림---자, 받아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