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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화야 마지막 힘까지...

by 20대대 이종화 posted Aug 09,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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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화야!

오늘도 날씨는 계속 무덥구나. 지금까지 거의 10일도 넘게 잘 참아왔구나. 무더운 날씨 속에서도 꿋꿋하게 행군을 감행해온 종화에게 아빠 엄마 할아버지 할머니 형이랑 동생 모두가 큰 박수를 보내고 싶단다. 짝! 짝! 짝!

중간 중간에 연대별로 찍은 사진이랑 전주운동장앞에서 찍은 사진도 잘 보았단다. 계속해서 종화가 즐거운 마음으로 행군에 임해주니까 아빠도 마음이 한결 놓인단다.

이제 오늘이 가고 내일 모래가 되면 임진각에서 몰라보게 달라진 종화와 상봉하겠구나. 혹시 종화 얼굴이 너무 세카맣게 타버렸거나 어른처럼 의젓해져서 몰라보면 어쩌나 싶구나. 

이제 남은 이틀 동안에는 그동안의 행군의 의미를 정리해보는 시간을 가지기 바란다. 이렇게 무더운 날씨에 이렇게 무거운 베낭을 짊어지고 힘들게 계속 걸어가야 하는 이유가 무엇일까? 생각해 보길 바래. 그리고 또 평상시 학교에 다닐 때에는 결코 해 보지 못한 여러 경험들을 되살리면서 초등학교 때의 소중한 추억으로 간직하기 바란다. 평상시 같으면 잘 먹지도 않을 음식들이랑 간식들을 그토록 맛있게 먹을 수 있는 것도 나중에 되돌아보면 참 즐거운 추억이란다. 그리고 처음에는 잘 알지도 못했던 대장님이랑 대원들이랑 친구들이랑 함께 고생하면서 서로 도와주고 도움을 받으면서 친한 친구처럼 소중한 친구가 될 수 있었던 것들도 나중에 지나고 나면 참 소중한 추억이란다. 평상시 같으면 더럽다고 나무 밑에 그냥 바닥에 눕지도 않을텐데 행군하면서 그렇게 누워보기도 하고 또 평상시 같으면 맛없다고 거들떠보지도 않았을텐데 행군하면서 한 방울의 물까지도 귀하게 여길 수 있는 것은 너에게 참으로 귀한 경험이 될 것이다. 그리고 앞으로 살면서 이번 행군을 통해서 보았고 경험했고 만났던 여러 사람들, 사건들이 종종 생각날 것이다. 그래서 앞으로 남은 이틀 동안에는 그런 추억거리들을 많이 만들어보고 또 나중에 아빠 엄마한테 들려줄 이야기거리들도 많이 만들어보기 바란다.

이제 이틀밖에 남지 않았다. 남은 행군도 잘 마치고 건강한 모습으로 임진각에서 만나기로 하자. 그 날 종진이는 켐프 때문에 가지 못하고 엄마랑 할머니 할아버지 그리고 형이랑 함께 갈거야.

그때까지 마지막 화이팅을 외치면서 이만 줄인다.

종화를 보고싶은 아빠로부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