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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편지

by 최영대누나 posted Jan 19,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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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대야~
큰누나가 며칠동안 편지를 못써부렀네~
아침에 나가서 밤에 들어오다보니 그렇게 되어버렸구나
넌 엽서보냈니?
내가 통 집에 없어서 그랬는지 너의 편지를 못 봤어~
아직 안 온건지 온건지..;;
내일 너 오는데 너무~~~~~~~~~~~~~~~~
누나는 아침에 알바갔다가 끝나면 학원 들렸다가 바로 헬스 다녀오면 잘 시간이다~
집에서 밥도 못 먹구..ㅠㅅㅠ
그래도 넌 이번이 처음이 아니니까 훨씬 덜 걱정된다.
동상도 생각보다 걱정 안 되던데~잘하고 있겠지~아마도~
누나는 내일 토요일인데 학원 가야돼...
벌써 1월이 다가고 있어. 누나는 바쁘니까 그냥 날짜가 휙휙 지나간다.
너는 하루가 너무 길려나? 아니면 짧을까?
누나가 며칠동안 못 써서 되게 미안하네 ^--^
그래도 매일 짧게 쓰는 것보다 낫지?
그때 누나가 너 가고 다음날인가?
청소했던 화장실이 아직까지 깨끗하다. ㅋㄷㅋㄷ
그 뒤로 한번도 청소 안했어~

마지막으로 덧붙이자면
누나가 이 말을 하는 이유는? 말 안해도 그런 눈치는 있겠지~
이젠 잔소리 하기도 귀찮다~
누나도 이젠 예전처럼 팔팔하질 못해서 이것저것 매사에 잔소리 할 수가 없다
이젠 정말. 정.말. 알아서 할 건 다 하는 영대가 되었으면 좋겠다.
공중도덕. 에티켓이라는 게 있잖아~?
우리집이 공중은 아니지만 평소에 서로를 배려하는 마음으로
치울 건 치우고 지킬 건 지키자~
예를 들면 네 방은 너의 자유지만 거실은 공동거주잖아?
마지막이라고 해놓고 완전 길지?
원래 마지막이 제일 긴거야~

진짜 마지막이다.
집에 돌아오면 말로만 달라졌다고 하는 네 모습이 아닌
내면의 너가 달라져있는 예전의 모습이 아닌 영대를 봤으면 좋겠다.
입으로 백번 말해봤자 행동 한번이 훨씬 더 중요하다는 건 너도 알것이야.
사실 여름방학 때 영대 국토대장정 했을 때 얼마나 대견하고 자랑스럽고 기특했는지 몰라.
하지만 시간이 갈수록 너의 행동 때문에 그 때의 감동은 잊고,
또 그 때 너가 달라지겠다고 했던 말도 모두 다 잊어버렸어.
큰누나는 그래서 이번에는 조금 반신반의한다...
너 입장에서는 섭섭하겠지만... 누나 입장에서 생각해보렴.
입으로만 나 달라졌어~이렇게 외쳐봤자 하나도 달라진 게 없다면 믿겠니?
평소에 막 잘하라는 게 아니라 생각의 성장이 있었으면 좋겠어.
이제 집에 오면 이런 소리도 안할거니까. 마지막이니까 잘 새겨들었으면 한다.
추운데 고생 많이 했어~ 누나는 여름보다 겨울을 싫어하거든.
누나도 손발이 차잖아, 그럴 때 매일 행군하면 진짜 고생이지..
그럼 우리 내일 보자~ 겨울이니까 얼굴은 그렇게 안탔겠다.ㅋㅋ
사랑한다~영대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