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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호야 아빠다..
지금은  어디쯤을 걷고 있나?
니 말대로 이제 힘든 구간은 거의 다 지나지 않았을까 하는데,
하지만 힘든 것 보다 더 참기 어려운 건 지루한 것이 아닐까..
앞으로의 일정이 지루하지 않기를 기원하마..

몇일전 너에게 보낸 편지에서는 마음을 열고 너의 주변을 느껴보라고 얘기를 했었는데,
앞으로의 여정에서는 너의 내면을 살펴보는 기회를 가져보는 것도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아빠의 경험으론 흔히들 자신에 대해서는 자기가 가장 잘 안다고 생각하지만 좀 더 깊게 생각해 보면,
내가 진짜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아는 것이 가장 어렵지 않았나 생각이 된다.
이번 여행을 통해서 네가 너 자신에 대해 한번 더 생각할 수 있는 기회를 가졌으면 한다.

글을 쓰다 보니 쉬운 내용이 자꾸 장황해지려고 하는 구나.
그래서 아빠가 기회될때마다 글짓기의 중요성을 얘기하는 거다.
글짓기를 잘하는 사람은 어려운 내용도 읽는 사람이 쉽게 읽을수 있게 쓰지만,
나처럼 못쓰는 사람은 쉬운 내용도 어렵게 표현해서 읽는 사람을 피곤하게 하지..

시작이 반이라는 말이 있지?
그 말을 다시 생각해보면 마음 먹기에 따라 반이 지난 지금이 끝이라고 생각할 수도, 아니면 아직 시작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는 말이겠지..
너의 마음은 무었일까? 빨리 지나갔으면 바라는 끝일까!! 아니면 아직 아쉽다고 생각되는 시작일까!!

오락가락하는 소낙비와 무더위에 몸조심해라. 또 편지하마.
행복한 꿈꾸고 잘 자라.. 내 아들 덕호..

PS) 출발할때도 얘기 했지만..
    ㄸㅗㅇ 잘 싸라.. 먹는 것보다도 싸는 것이 중요한 것이야.
    사내놈이 낯설다고 제대로 못싸면 안되지..
    나중에 여드름 생겨서 후회하지 말고.. 알았지?
    그리고 보내준 엽서는 잘 받았다마는, 다음번에도 그렇게 보내면.. 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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