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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아, 많이 보고 싶다.

by 권순재 posted Jul 27,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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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눈을 뜨면 정신없이 창문을 열어본다.
밤새 비가 오지는 않았는지, 오늘은 얼마나 더울런지.
우리 순재가 어떻게 밤을 지내고 오늘은 또 어떤 날씨와 싸워야 하는지.

우리 순재가  씩씩하게 떠난지 벌써 여러 날이 지났구나.
3년전 형아가 처음 국토 횡단을 떠날 때도 그랬지만
엄마는 우리 아들을 믿는다.
늘 너희들은 잘해냈고, 엄마 아빠를 실망시키지 않았지.
특히, 우리 사랑스런 작은 아들 순재는 이번 일정을 매우 멋지게 해낼거라 믿는다.
물론, 힘든 일이 많을거라 생각된다.
형아한테 들어서 어느정도 각오는 했겠지만 생각했던 것보다 더 힘들지?
땀띠는 나지 않았니?
물집은 생기지 않았어?
먹고 싶은 것도 많지?
모기도 많이 물텐데.
상처난 곳은 없어?
배낭도 무거울거고, 비오면 신발도 젖을거고......
엄마도 수업하다 문득, 밥먹다가 문득, 출근하다 문득, 문득,문득.
우리 순재의 빈자리를 생각하게 되고 걱정되고 그립고 미안하기도 하고.
옛날에 우리 아들에게 잘해주지 못했던게 막 생각나서 다시 미안해 지고 그런단다.
순재야,
살면서 우린 많은 어려움들을 만나게 된단다.
엄마 아빠가 도와주겠지만 너희들 스스로 헤쳐가야 하는 많은 일들이 있을거야. 엄마 아빠가 없는 세상에서 살아야 할 날도 올것이고.

아빠는 왜 순재를 국토 순례에 보내신걸까?
아빠는 왜 우리 순재를 이 무더위와 고단함을 이기고 오라 하시는 걸까?
너무나 사랑하는 엄마 아빠의 아들을 왜 힘든 일정을 해내라고 하신걸까?

순재는 똑똑하니까 아빠의 그 깊은 뜻을 헤아릴수 있을거라 생각한다.
그리고 멋지게 서울에 당도하여 자랑스럽게 엄마 아빠의 품에 안길거라 믿는다.
보고 싶은거 참고
걱정되어도 참고
8월 3일 널 볼 때까지 엄마도 씩씩하게 기다릴게.
우리 아들 마지막까지 힘내라.

넌 태어나서도 아기 때에도 어릴 때에도 그리고 지금도 너무나 자랑스런 엄마 아빠의 아들이란다.
그럼 까맣게 그을은 순재의 얼굴을 그리며 이만......

           보고픈 아들을 생각하며 엄마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