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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은 먹고 다니냐.

by 김영언 posted Aug 03,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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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봐도 초딩티를 못벗은 내 동생 영언아.
네 형이다.
국토대장정. 재밌니?
인터넷도 잠금걸려있고 학원에서만 살아야하는 과천보단
재밌겠지?
난 니가 하루에 30km를 걸었다는 말 듣고 꽤나 쇼크먹었다.
첫째, 너의 그 육중한 배둘레햄을 이끌고 네가 뛰는 모습도 상상하기 힘든 나에게 하루 30km를 걷는 니 모습은 마치 성경을 원서로 읽는 것 만큼이나 내 머리속에서 이미지가 형성되지를 않기 때문이었고.
둘째, 니가 나보다 살 빠져서 올까봐 좀 걱정되기도 한다.
그럼 난 널 돼지라고 놀릴수 없지 않니?
빙과류 하루 2회 제공이라고 봤는데, 더 많이 먹으렴.
자고로 놀러 가서 남는건 사진과 먹는거라고 누가 그러셨다.
너,선크림은 제대로 바르긴 했니?
난 개인적으로 니가 선크림을 제대로 챙겨바르지 않았으면 한다.
적절한 일광욕은 비타민 d의 형성외 너의 건강에도 도움이 될 뿐더러...
너의 주체 못하는 살들을 대체할 수 있는 갈굼거리를... 이 형에게 마련해 준단다.
집에선 그렇게 싫어하던 냉면과 오이냉국을 먹었다면서?
맜있더냐?
물론 집 떠나 타지에서 먹는 냉면 또한 꿀맛일게다.
허나 너는 아직 싸제의 진정한 맛을 모르고 있어.
모든 음식의 맛은 라면을 비롯한 인스턴트 식품의 과립 스프에서
완성 되는 거란다.
집에 오거라. 한번 인스턴트 냉면의 맛을 네가 제대로 느껴보길 바란다.
월요일에 귀가 한다고 들었다.
부모님께서 의왕에 마중 나가신다고 하셨는데 물론, 난 못간다.
학업에 매진하여 하기 방학에 학력을 상승시켜야 하는 의무가 있기 때문이란다.
물론, 의왕에 못가는 것은 나도 아쉽다.
허나, 그 아쉬움을 형은 집에서 너의 쏙 빠진 볼살을 꼬집어 주면서
달랠거야.
그리고, 항상 말도 안되는 사고를 쳐서 이 형의 혼을 쏙 빼놓는
우리 귀염둥이 사고뭉치 영언아.
국토대장정 가기전에 역시나 형의 기대를 져버리지 않고 한건
하고 갔더구나.
소집부터 늦은것을 탓하는게 아니다.
내가 지적하고 싶은것은 네가 만화책을 빌려놓고
형에게 반납해달라는 부탁도 안하고
그냥 국토대장정을 가버렸단 말이지.
네 방 책상서랍에서 나를 말똥말똥 쳐다보고 있는
만화책을 보는 순간 기분이 참 묘하더구나.
그래, 어쨋건 내가 반납했으니 됐다.
옆에선 아버지께서 주무시고 싶다고 빨리 나오라고 하는구나.
좀 길긴 길었네.
남은 기간동안 잘 걸어오고.
힘내라.